3개 학기 보낸 5등급제, 변별력 충분하다
전 과목 1등급 비중, 지속 하락
9등급과 비교해도 변별력 확보
여전한 불안 해소 필요성 제기
2026-11-04 06:00:00 ㅣ 2026-11-04 06:00:00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내신 5등급제가 시행 2년 차에 접어들면서 제도의 변별력을 가늠할 수 있는 자료도 축적되고 있습니다. 기존 9등급제가 5등급제로 바뀌면서 등급 간 구분이 넓어져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세밀하게 가리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그러나 교육당국 등은 5개 학기 동안 전 과목 1등급을 유지하는 학생은 극소수에 그칠 것이라는 점을 들어, 현행 제도에서도 대학 입시에 필요한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5등급제가 내신에 적용된 시기는 지난 2025학년도 1학기로 대상자는 고등학교 1학년입니다. 당시 고1은 올해까지 4개 학기가 지나는 동안 5등급제를 체험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고3이 되는 2027년에는 2028학년도 대학 입시가 이뤄집니다. 각 대학은 2025학년도 1학기부터 2027학년도 1학기까지 5개 학기의 내신을 들여다봅니다.
 
현재까지 교육당국은 5등급제의 변별력이 확보되는 중이라는 중간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3일 교육부에 따르면, 2025학년도 고교 1학년 1학기와 2학기 전 과목이 모두 1등급인 학생 수는 전국 전체 1학년 중 1.08%(4659명)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1학기 1.76%(7373명)보다 줄어든 수치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지난해 전국 ‘올 1등급’ 1.08%…올해 1학기도 하락세 지속
 
서울시교육청 등록 교과 연구회인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도 서울 고교생 5000명을 대상으로 2025학년도 1학년 2학기까지의 누적 성적과 2026학년도 2학년 1학기까지 수치를 비교했습니다. 전 과목 1등급 비중은 1.15%에서 0.49%로 내려앉았습니다. 
 
아울러 광주·부산·경기에서는 5등급제를 종전 9등급제와 비교하는 분석까지 이뤄졌습니다. 5등급제에서 전 과목 1등급을 맞은 학생 비중을 먼저 계산하고, 여기에 해당하는 9등급제 적용 학생의 비중을 구하는 방식입니다. 각 지역의 분석 결과는 대동소이합니다. 5등급제의 1등급 비중은 극소수이며, 9등급제의 1~2등급보다 적게 나타났습니다.
 
광주시교육청은 전남도교육청과 통합하기 전인 지난 4월 관내 일반고 전체 51개교, 고등학교 2학년 학생 1만800명을 분석했습니다. 2025학년도 고교 1학년 1학기와 2학기 통틀어 전 과목 1등급인 학생은 2.00%에 머물렀습니다. 아직 9등급제를 적용받던 2024학년도 3학년과 2025학년도 3학년의 경우 5개 학기 누적 상위 2.00%에 해당하는 평균 등급은 1.55등급과 1.51등급이었습니다. 또 9등급제의 1등급과 2등급 합산 비중은 5등급제의 1등급 비중보다 높았습니다. 2024학년도 3학년과 2025학년도 3학년 상위 3.26%의 등급평균은 각각 1.81등급과 1.78등급이었습니다.
 
부산·경기에서는 지난해 2개 학기에 올해 1학기까지 누적 3개 학기에 대한 결과 집계가 이뤄졌습니다. 부산시교육청 조사에서는 전 과목 1등급을 유지한 학생의 누적 비중이 △2025학년도 1학기 2.07% △2025학년도 2학기 1.30% △2026학년도 1학기 0.68%(일반고·특목고·자사고 등 98개교)로 갈수록 낮아졌습니다. 9등급제를 적용받던 2024학년도 고3의 경우, 5개 학기 누적 0.68%에 해당하는 등급평균은 1.28등급이었습니다. 또 당시 평균 1.87등급에 해당하는 상위 학생 비중은 3.16%였습니다.
 
경기 지역 진학교사 모임인 경기진학지도협의회에 따르면, 같은 기간 전 과목 1등급을 유지한 학생 비중은 1.75%, 1.20%, 0.59%(특성화고 3개교 및 일반고 등 106개교)로 역시 하락세입니다. 2025학년도 3학년의 경우, 상위 0.59%의 3개 학기 누적비 기준 환산 등급은 1.24등급입니다. 전 과목 평균 1.90등급에 해당하는 상위 학생 비율은 4.27%입니다.
 
과목 수 늘수록 평균 등급 ↓…"2.5등급도 상위 30%"
 
학생들이 듣는 과목이 누적될수록 전 과목에서 1등급을 맞을 확률이 점점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여기에 고교학점제와 대입 체제 개편이 겹치면서 9등급제에 비해 5등급제의 석차등급 산출 과목 수가 증가했습니다. 보통교과 기준으로 9등급제 시기에는 42개(40.4%)였다가 114개(75.5%)로 늘어났습니다. 등급 적용 과목이 누적되는 겁니다.
 
4월30일 경기 화성시 동탄국제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1차 지필평가를 치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석차등급 산출 과목 수 증가는 과목당 이수인원이 줄어드는 효과를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학생이 체감하는 전 과목 1등급 난이도는 더 높아졌습니다. 또 난이도가 높아서 과목 이수 인원이 적은 경우도 있습니다. 수학이나 과학을 택하는 상위권 학생이 경쟁하게 됩니다.
 
5등급제 변별력에 대한 분석 결과들이 나오는 와중에도 교육 현장에서는 5등급제에 대한 불안이나 불만이 남아있습니다. 지난 2024년 전국 일반고 1학년 자퇴생은 9346명이었다가, 5등급제가 도입된 지난해에는 7.06%(660명) 증가한 1만6명에 이르렀습니다.
 
기경민 서울 동덕여고 교사는 "'컨설팅 업체들이 학생들에게 자퇴해서 특정 학교를 가고 특정 동아리를 가입하라고 컨설팅해준다'는 이야기를 지방 교사들로부터 들었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공교육에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불안을 잠재우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에 따르면, 올해 2학년 1학기까지 전 과목 누적 2.5등급에 해당하는 학생은 서울·경기·부산에서 각각 32.98%, 32.66%, 31.00%에 머뭅니다. 분석을 수행한 윤희태 서울 영동일고 교사는  "5등급제에서 중간은 2.5등급이 아니다. 2.5등급은 상위 30%"라며 "아이들은 2.5가 중간이라고 생각하니까 2등급이나 3등급이 나오는 순간 '망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지 않도록 5등급제에 대해서 좀더 연구하고 보다 잘 설명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