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만 지갑 열었다…유통가 덮친 소비 양극화
대형마트 10개 분기 연속 감소…백화점·면세점은 성장세
소비 양극화·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업태별 실적 격차 키워
2026-11-02 15:51:16 ㅣ 2026-11-03 14:45:20
 
[뉴스토마토 이혜지 기자] 내수 소비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가운데 유통업계의 실적 격차가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대형마트 판매가 10개 분기 연속 감소하며 역대 최장 부진을 기록한 반면 백화점과 면세점은 성장세를 이어갔습니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는 상황에서도 일부 유통 채널에는 수요가 몰리는 모습입니다.
 
2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했습니다. 전 분기와 비교해서도 1.0% 줄었습니다. 지난해 2분기 이후 5개 분기 만에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로 돌아선 것입니다. 소매판매액지수는 백화점·대형마트·편의점 등 소매업체의 판매액을 지수화한 지표로, 민간 소비 동향과 경기 흐름을 파악하는 데 활용됩니다.
 
유통 업태별로는 온도차가 뚜렷했습니다. 백화점 판매액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고 면세점도 3.0% 늘었습니다. 반면 대형마트는 1.9% 감소했습니다. 전문소매점도 0.2% 줄어든 가운데 무점포소매는 2.1%, 슈퍼마켓·잡화점은 3.3%, 편의점은 0.5% 증가했습니다.
 
대형마트 10분기 연속 감소…역대 최장 부진
 
대형마트의 부진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닙니다. 대형마트 소매판매액지수는 2024년 2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10개 분기 연속 감소했습니다. 201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긴 감소세입니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 (사진=뉴시스)
 
올해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9.4%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면 3분기 감소 폭은 1.9%로 줄었습니다. 다만 감소세가 둔화했을 뿐 전년보다 낮은 판매 수준은 이어졌습니다.
 
반면 백화점은 5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습니다. 면세점 역시 3분기 판매액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3.0% 늘었습니다. 다만 면세점은 9월 판매액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5.2% 감소해 월별로는 부진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백화점은 고가 소비, 면세점은 외국인 수요가 변수
 
올해 3분기 실제 판매액을 보면 백화점은 10조35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했습니다. 면세점은 3조1568억원으로 5.0% 늘었습니다. 반면 대형마트는 9조657억원으로 1.0% 감소했습니다.
 
서울 시내 한 면세점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백화점 4사의 상반기 실적도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롯데백화점 매출은 1조76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했고, 신세계백화점은 1조4794억원으로 14.9% 늘었습니다. 현대백화점도 순매출 1조2764억원을 기록해 8.3% 성장했습니다. 한화갤러리아 매출은 2770억원으로 8.1% 증가했으며 영업손익과 순손익은 흑자 전환했습니다.
 
다만 판매액만으로 어떤 소비층이 매출을 이끌었는지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백화점은 명품 등 고가 상품 매출과 우량고객 구매 비중, 면세점은 외국인 매출 비중과 국적별 구매액 등을 함께 살펴봐야 성장 배경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유통 업태별 실적 격차에 대해 "소비 양극화도 있고 외국인 관광객 숫자가 증가한 영향도 있다"며 "외국인 관광객들은 대형마트보다 백화점을 더 많이 이용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득에 따른 소비 행태 차이도 지적했습니다. 이 교수는 "중산층과 저소득층은 가성비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 백화점 쇼핑을 주저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일부 유통 업태의 성장만으로 전체 소비가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습니다. 이 교수는 "일반 내수 소매점이나 외식 분야의 소비지출이 뚜렷하게 늘어야 전체 소비가 회복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혜지 기자 ziz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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