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희 기자] 주요 카드사들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늘었지만 실적 회복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합니다. 일부 카드사의 순이익 증가에는 일회성 이익이 반영된 데다 카드 결제 증가세가 크게 둔화했기 때문입니다. 조달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비용과 대손비용 부담까지 겹치면서 수익성 개선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누적 성적표는 개선…분기 실적은 엇갈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6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하나·우리카드) 중
삼성카드(029780)를 제외한 5곳의 누적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신한카드 4858억원(27.7%↑) △삼성카드 4503억원(9.5%↓) △KB국민카드 3317억원(18.2%↑) △현대카드 2758억원(8.1%↑) △하나카드 1753억원(3.1%↑) △우리카드 1340억원(26.4%↑)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3분기 실적만 보면 카드사별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카드사 4곳(삼성·현대·하나·우리카드)이 직전 분기보다 당기순이익이 감소했습니다. 삼성카드 3분기 순익은 1398억원으로 9.3%, 현대카드는 906억원으로 24.8% 줄었습니다. 하나카드는 494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27.8%, 우리카드는 390억원으로 22% 감소했습니다.
신한카드는 2324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68.4% 증가했습니다. 다만 이는 본사 사옥인 '파인에비뉴 A동' 사옥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이 반영된 영향입니다. 세전 매각 이익 1656억원을 제외한 3분기 세전이익은 13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3.1% 감소했습니다.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본업의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한 셈입니다.
KB국민카드는 3분기 1128억원을 기록해 직전 분기보다 1.3% 순익이 늘었습니다. 누적 영업수익은 4조13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비용 증가율을 0.5% 선에서 방어했습니다. 일반관리비는 4255억원,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 5371억원으로 각각 1.5%, 2.0% 감소하면서 비용 효율화가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반면 다른 카드사들은 영업수익 증가에도 각종 비용 부담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신한카드는 3분기 누적 영업수익이 4조91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 증가하는 동안 수수료 및 기타영업비용은 2조376억원으로 6.3%,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7366억원으로 10.0% 늘어났습니다.
삼성카드는 누적 영업수익이 3조31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하는 동안 금융비용은 5269억원으로 21.7%, 대손비용은 5963억원으로 8.1% 늘었습니다. 판매관리비도 7.2% 증가한 1조585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현대카드는 누적 영업수익이 3조4080억원으로 13.0% 증가하는 동안 영업비용도 3조414억원으로 13.1% 늘어났습니다. 이 중 대손비용이 5094억원으로 17.2%, 기타 비용이 4719억원으로 82.9% 증가했습니다.
우리카드도 누적 영업수익이 2조3510억원으로 10.3% 증가하는 동안 영업비용은 1조5460억원으로 12.7% 늘어났습니다. 이 가운데 이자비용이 3610억원으로 13.9%, 수수료 및 기타 비용이 1조1850억원으로 12.3% 증가했습니다. 판매관리비도 2470억원으로 8.8% 늘었습니다.
카드사 관계자는 "신용판매 취급이 증가함에 따라 마케팅 프로세싱 비용이 늘어났고, 조달금리가 높아지면서 지급 이자도 증가했다"며 "조달 원천 다변화 및 만기 구조 개선을 통한 조달 비용 절감 등 안정적인 유동성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결제 성장 둔화에 4분기 낙관 어려워
카드사 실적의 기반이 되는 결제 시장 성장세도 상반기에 비해 크게 약해졌습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체 카드 승인 금액은 338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습니다. 승인 건수는 79억4000만건으로 1.3% 늘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카드 승인 금액 증가율은 1분기 7.2%, 2분기 7.6%에서 크게 둔화했습니다. 승인 건수 증가율도 1분기 5.1%, 2분기 6.0%를 밑돌았습니다. 카드 승인 건수는 1분기 72억건, 2분기 79억6000만건, 3분기 79억4000만건으로, 직전 분기보다 2000만건 감소했습니다.
협회는 국내총소득 증가와 기업 실적 호조에도 지난해 소비쿠폰 지급에 따른 기저효과와 공휴일 증가에 따른 영업일 감소 등이 카드 승인 금액 증가세를 제약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물가·금리 부담과 자동차 등 일부 내구재 판매 부진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소비심리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는 작년 3분기 평균 110.6이었지만, 올해는 △7월 106.8 △8월 104.5 △9월 106.6을 기록했습니다. 10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5.4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소비쿠폰 지급에 따른 기저효과가 사라지는 4분기에는 카드 승인 금액 증가율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소비심리가 위축된 데다 물가와 금리 부담이 이어지고 있어 상반기 수준 성장세를 회복할지는 불확실합니다.
조달금리 상승도 카드사 수익성에 부담을 줄 전망입니다. 카드사들은 은행과 달리 예금 등 수신 기능이 없어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발행 등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데요. 여전채 금리가 오르면 기존에 발행한 채권의 만기가 돌와와 차환하는 과정에서 이자비용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여전채 금리(AA+, 3년물)는 올해 1월 3.337%에서 출발해 최근 4%대 중반 수준까지 상승했습니다.
장명현 여신금융협회 여신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소비쿠폰 기저효과는 3분기에 한정돼 4분기에는 증가율이 높아질 수 있다"면서도 "주가는 떨어지고 종전 기미도 보이지 않는 등 거시경제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아 상반기보다는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어 "하반기부터 조달금리가 많이 오른 상태가 지속됐고 이자비용이 점차 반영될 것을 고려하면 카드사 실적에 우호적인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배희 기자 SheisH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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