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위니아전자가 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은 데 이어, 남아 있던 노동자 전원이 10일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노동자들은 수년간 이어진 임금체불이 끝내 해결되지 못한 채 파산으로 마무리됐다며 억울함과 분노를 드러냈습니다. 노조는 박영우 전 대유위니아그룹 회장의 자산 유출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체불임금 회복을 위한 제도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박홍배 민주당 의원과 위니아전자 노동조합, 민주당 노동존중실천단은 10일 국회에서 "제2의 위니아전자를 막아달라"를 주제로 박영우 엄벌 및 제도 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일 위니아전자 파산을 최종 선고했고, 이에 따라 회사에 남아 있던 30여 명의 마지막 노동자들마저 10일부로 전원 해고됐습니다. 위니아전자는 대우전자 시절부터 이어져온 가전업체로, 수년간 600억원이 넘는 임금체불에 시달려왔습니다.
강용석 위니아전자 노조위원장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강용석 위니아전자 노동조합 위원장은 "지난 2022년 7월부터 현재까지 3년간 임금이 체불돼 고통받고 있다"며 "대우전자 시절부터 한평생을 바친 회사인데 너무나 억울하고 가슴이 아프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박영우 회장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정부와 검찰에 요청 드린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와 검찰은 골프장 매각 대금 3000억원, 선릉사옥 매각 대금 670억원, 계열사로부터 받은 급여 수백억원의 행방을 꼭 밝혀 달라"고 했습니다.
강 위원장은 법원에 "박영우 회장에게 법의 준엄한 심판을 내려 주시기 바란다. 1심에서 선고된 징역 4년보다 훨씬 더 강한, 20년 또는 30년의 형을 선고해달라"면서 "그래야만 박 회장이 임금 체불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임금 체불을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보석은 결사코 반대한다"며 "2심 구속 기간도 6개월 연장해주길 요청드린다"고 했습니다.
박 의원도 "윤석열정부 3년, 이젠 마치 1997년 IMF를 다시 겪는 듯한 심정"이라며 "국회가 청문회와 국정감사를 열고 탄원서를 제출했음에도 결국 위니아전자는 파산했고, 김치냉장고를 생산하는 위니아딤채도 파산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위니아 3사의 몰락은 박영우 일가의 고의적 횡령·배임 행위 때문"이라며 "정부가 기금에서 대신 지급한 대지급금 역시 박영우 일가가 횡령한 셈"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노조 측은 이러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감시 체계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에는 노동이사제를 도입해 내부 감시 기능을 확대하고, 대주주의 부도덕한 경영에 대해선 집단소송과 징벌적 손해배상 등 법적 수단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노조는 국회에선 임금채권보장법과 관련법을 개정해 노동자 임금이 다른 채권보다 최우선으로 보호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박영우 전 회장의 부실경영과 고의적 자산 유출 의혹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노조는 업무상 배임, 자본시장법 위반, 강제집행면탈 등 박 회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신속한 수사 및 엄정한 처벌을 촉구하면서 끝까지 책임자 처벌과 임금 회복을 위해 싸워나가겠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박 전 회장은 여전히 사재를 출연해 임금체불을 변제할 의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지난 9일 열린 항소심 공판(수원고법 형사2-3부)에서 박영우 측은 1심 선고 징역 4년에 대해 "형량이 과하다"며 3년으로 감형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또 계열사(위니아전자, 위니아매뉴팩쳐링, 위니아딤채)가 파산하면 임금체불이 일정부분 변제가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김치냉장고 제조사 위니아딤채 또한 회생법원으로부터 회생 재도의가 기각됐습니다. 이에 대해 위니아 노조 측은 광주광역시 관할 법원 아래 회생 절차를 다시 추진하는 것을 포함, 다양한 회생 방안 마련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박홍배 민주당 의원과 위니아전자 노동조합, 민주당 노동존중실천단은 10일 국회에서 "제2의 위니아전자를 막아달라"를 주제로 박영우 엄벌 및 제도 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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