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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21일 17:4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수소연료전지 전문기업 범한퓨얼셀이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며 ‘해외 수주 확대’를 앞둔 재무 체력 보강에 나섰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CB 발행을 단순한 자금 확보가 아닌, 방산 및 수소 인프라 사업 확장을 위한 ‘실탄 축적’으로 보고 있다. 최근 잠수함용 연료전지의 국내 독점 공급 기반을 강화하며 폴란드·캐나다 등 해외 방산 시장 수주에 참여 중인 가운데, 대규모 생산·공급 체계 구축에 앞서 유동성과 재무구조를 안정화하려는 포석이라는 풀이가 나오고 있다.
(사진=범한퓨얼셀 홈페이지 갈무리)
70억원 운영자금·130억원은 CB 상환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번 전환사채는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무담보 사모 방식으로 발행됐으며, 총액은 200억원이다. 조달된 자금 중 70억원은 운영자금, 130억원은 기존 CB(1회차) 상환자금으로 투입된다. 회사는 이로써 단기성부채를 줄이면서도 수주 확대 국면에 대응 가능한 유동성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또 이번 CB는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과 매도청구권(콜옵션)이 병행된 구조로 설계됐다. 투자자는 발행 14개월 후인 내년 12월28일부터 분기 단위로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으며, 발행사도 같은 시점부터 일부 매입 권리를 갖는다. 이 구조를 통해 투자자는 안정성을 확보하고, 회사는 유연한 자금 운용이 가능해졌다.
이번 CB 발행에는
삼성증권(016360)·KB증권·
NH투자증권(005940)·
미래에셋증권(037620)·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 계열 펀드 24개가 참여했다. 각 자산운용사 펀드들이 납입 능력과 투자 시점을 고려해 선정됐으며, 수성자산운용·브이엠자산운용·라이프자산운용·LX자산운용·아스트라자산운용 등 다양한 운용사가 포함됐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범한퓨얼셀의 방산 및 수소 인프라 성장성을 높게 평가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범한퓨얼셀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예상보다 많은 자금이 몰려 무리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해외 수주 등에 따른 매출 확대 ‘기대’
범한퓨얼셀은 이미 잠수함용 연료전지 국내 시장에서 독점 공급 체계를 구축했다. 장보고-III Batch-II급 잠수함용 연료전지를 한화오션에 납품 중이며, 1번함 납품은 완료했고 2·3번함 물량 납품이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납품 규모는 286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해군이 운용 중인 장보고-II급 9척의 해외산 연료전지 교체 사업도 추진되고 있어, 국산형 전환에 따른 추가 수주가 기대된다.
회사 측은 “장보고-II급 잠수함 실증을 마쳤고, 올해 평가 절차를 마무리하면 내년부터 본격적인 수주가 가능할 것”이라며 “현재 예비용 모듈 수요도 발생해 매출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특히 폴란드·캐나다·사우디아라비아 해군의 잠수함 교체 사업이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예정돼 있어 범한퓨얼셀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폴란드의 경우 국내 방산업체들과 협력해 수주전에 참여 중이며, 캐나다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같은 해외 시장 진입이 현실화될 경우, 이번 CB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이 생산라인 확충 및 원재료 조달 등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범한퓨얼셀은 수소 인프라와 SOFC(고체산화물연료전지) 등 신사업 확장도 병행하고 있다. 올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액화수소 충전소(85억원 규모)를 구축 중이며, 내년 초 준공과 함께 상업 운영에 들어간다. 이 충전소는 국내 최초의 대용량 액화수소 충전소 중 하나로, 향후 수소 상용차 시장의 거점 인프라로 활용될 예정이다.
회사는 또 SK플러그하이버스와 676억원 규모의 액화수소 충전소 구축 계약을 체결하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건물용 연료전지 분야에서도 원가 절감형 신제품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주력인 10KW급 연료전지 시스템의 설계를 단순화하고, 대체 부품 도입을 통해 제조비를 절감하고 있으며, 내년 초 인증 완료 후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할 예정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200억원 조달은 범한퓨얼셀의 CB 발행은 단기 부채를 줄이면서도 중장기 사업 확장을 준비하는 전략적 선택으로 보고 있다.
범한퓨얼셀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에 앞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부채 상환과 사업 전반을 운영하기 위한 자금을 확보한 것”이라며 “잠수함 연료전지와 액화수소 충전소 사업 관련 매출은 이미 일부 발생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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