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강호동 회장 뇌물 수사…NH투자증권 대표 인선 '또 안갯속'
국회 농협중앙회 정조준…강 회장 압수수색까지
IMA 앞둔 NH투자증권, 대표 연임 여부에 '촉각'
농협중앙회, 인사 개입 의지, 금융당국 외풍 '여전'
2025-10-23 06:00:00 2025-10-23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0월 21일 17:5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의 뇌물 혐의에 대한 경찰 수사가 시작됨에 따라 NH투자증권(005940)의 대표 인선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에선 현 윤병운 대표의 연임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이 있었다. 농협중앙회의 인사권 개입 의지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부는 농협중앙회 제도 개혁 논의와 강 회장의 법적 리스크로 인해 대표 연임은 다시 안갯속에 빠졌다.  
 
강호동 회장 뇌물혐의 수사…소환수사 예정
 
21일 국회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는 오는 24일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을 증인으로 세워 농협중앙회와 산하 금융기관 운영에 대해 질의할 예정이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 현장 (사진=연합뉴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강호동 회장의 집무실 압수수색을 보면 상황이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라며 "이번 국감에서 강 회장의 입장과 사실관계에 대해서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해수위 소속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금품수수 혐의 관련 내용을 관심 있게 보고 있다”라며 “이번 혐의뿐만 아니라 농협중앙회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받은 산하 기관 인사 비리 문제에 대해서도 질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쟁점으로 떠오른 강 회장과 농협중앙회의 구조적 문제점은 최근 강 회장에 대한 경찰 수사로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에 앞서 지난 15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반부패수사대는 강 회장에 대해 금품수수 혐의를 적용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강 회장이 농협중앙회 계열사 거래처 업체 대표 A씨로부터 1억원가량의 금품을 수수하는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수사대는 강 회장의 집무실을 압수수색했고, 조만간 소환할 예정이다.
 
(사진=농협중앙회)
 
강 회장은 정치권의 국정감사 전 의혹제기와 경찰의 수사 진행에도 불구하고 중앙회장으로서의 일정을 이어 가고 있다.
 
20일 강 회장은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농협중앙회가 개최한 2025 지역상생 직판행사 개막식에 참석했고, 압수수색 직후인 16일에도 농협중앙교육원에서 특강을 진행다. 이어 17일에도 세종시에서 농작업대행 시연회와 농기계 부품 유통혁신 선포식에 얼굴을 내비쳤다.
 
NH투자증권의 미래 달린 대표 연임
 
강 회장에 대한 거센 검증 요구를 가장 예의주시하는 곳은 NH투자증권(005940)이다. 현재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이사가 오는 3월로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윤 대표 연임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NH투자증권)
 
앞서 농협중앙회는 강 회장의 회장 취임 이후 NH투자증권 대표 인사에 관여하기 시작했다. 정윤채 전 대표이사의 사임 이후 후임 공백이 생기자 강 회장은 당시 농협금융지주 회장이었던 이석준 회장에게 유찬형 전 중앙회 부회장을 NH투자증권 신임 대표이사로 추천했다. 하지만 이 전 회장의 강한 반대에 부딪혔고, 이복현 당시 금융감독원장이 농협중앙회의 개입에 경고해 사태는 일단락됐다.
 
NH투자증권의 대표 인선을 두고 사전 잡음이 계속되는 것은 농협중앙회 특유의 지배구조가 원인이다.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지주의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결국 농협중앙회가 농협금융지주 산하 금융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인 셈이다.
 
문제는 그룹에 대한 관리 감독 권한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NH투자증권을 비롯한 농협 산하 금융계열사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비롯한 금융당국의 관리 감독을 받지만, 농협중앙회는 농림축산식품부가 관리 감독을 한다. 이에 따라 인사와 경영서 책임 관리의 권한이 혼선을 빚는 경우가 다반사다.
 
현재 NH투자증권은 종합금융투자계좌(IMA) 계좌 인가를 신청해 심사를 진행 중이다. 윤 대표가 주도하는 IMA 인가 사업은 NH투자증권의 미래가 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NH투자증권은 경쟁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037620)과 한국투자증권 보다는 자산 규모면에서는 다소 밀린다. 하지만 금융지주 계열 금융사와의 협업이 가능한 만큼 IMA 인가 이후가 가장 성장성이 기대되기도 한다. 
 
사실상 연임 좌절된 강호동 회장…금융당국 영향은 여전
 
강호동 회장에 대한 경찰 수사가 있기 전까지 NH투자증권 내부에선 연임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농협중앙회의 증권 계열사 대표 교체 의지가 강한 반면, 농협중앙회 정관상 인사 개입을 막을 제도적인 장치도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찰 수사가 시작돼 중앙회의 인사 개입이 어려워진 것이다. 
 
게다가 일각에서 거론되던 중앙회장 연임 허용을 담은 농협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발의조차 되지 못했다. 정치권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중앙회장의 권한 분산과 현재의 농협 조직에 투명성과 민주성이 부족하다는 문제 의식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농협중앙회)
 
결국 강 회장의 임기는 사실상 오는 2028년 3월에 종료될 전망이다. 강 회장에게 있어서 NH투자증권 대표 선임이 사실상 마지막 인사권 행사의 기회가 된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농협중앙회 같은 거대 조직은 주도권을 빼앗기는 것을 굉장히 두려워한다”라며 “이미 임기가 정해진 강호동 회장 입장에서 자기가 속한 조직의 이익을 위해 마지막 몽니를 부릴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전 NH투자증권 대표 선임은 금융감독원의 개입이 결정적이었다”라며 “정권 교체 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다시 전열을 갖추고 중앙회의 개입에 대해 지적한다면 농협중앙회도 물러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