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계열 보험사 CEO 대거 임기 만료
2025-12-03 06:00:00 2025-12-03 06:00:00
[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연말 인사 시즌으로 접어들면서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연임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보험업황 부진 속에서도 실적 개선을 이끈 CEO들은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데요. 지주사 회장 교체와 조직 재편 기조가 맞물리며 연임 가도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 남궁원 하나생명 대표, 배성완 하나손해보험 대표,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가 이달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호실적 KB손보 연임 청신호
 
KB금융은 올해 3분기까지 비은행 수익 비중이 37%로 확대하면서 수익구조 다변화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그룹의 전략 기조 속에서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 연임 가능성은 높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구 대표는 KB손해보험 최초 내부 출신 CEO로, 취임 첫해였던 작년 역대 최대 순이익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도 766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성장세를 이어왔습니다.
 
내년 양종희 KB금융 회장의 임기 만료 해인 점을 감안하면 그의 복심으로 주목되는 구 대표도 연임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립니다. 그룹 내부에서는 보험부문 안정적 실적 유지가 중요해지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KB금융의 전형적인 2+1년 임기 체제가 작동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논리에 따르면구 대표는 추가 1년 임기 기회가 남아 있습니다.
 
신한·하나 보험사, 임기 관행 변수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보험 계열사는 실적에 따라 연임 전망이 갈립니다.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는 취임 첫해인 지난해 두 자릿수 순이익 증가율을 기록하며 창사 최대 실적을 냈고, 올 3분기 누적 순이익도 5145억원으로 전년 대비 성장세를 이어갔습니다. 한화생명을 제치고 업계 2위권에 진입할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반면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는 올 상반기까지 순손실이 157억원까지 확대돼 경영개선 성과가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하나금융 보험사들은 실적 개선 성과가 뚜렷합니다. 남궁원 하나생명 대표는 취임 전까지 적자를 지속하던 회사를 지난해 흑자로 전환시켰고, 올해 역시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배성완 하나손해보험 대표 역시 장기 보장성 중심 구조로의 전환을 바탕으로 순손실 규모를 축소했고, 비용 효율화를 기반으로 손해율 개선을 이끌었습니다.
 
다만, 임기를 최대로 채운 상황이란 점에서 교체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립니다. 이영종 대표와 강병관 대표는 올해까지 2+1년 임기를 모두 채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신한금융의 CEO 임기가 2+1년 이후 연장 사례가 없어 경영 성과와 관계없이 관행적 교체론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의 연임 여부도 변수로 떠오르면서 보험 계열사 인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의견도 더해집니다.
 
하나금융은 보험사 CEO의 임기가 2년에 그치는 관행이 반복돼 왔다는 점에서,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연임 가능성이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그룹 차원의 비은행 부문 확장 전략과 연계해 판단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업계는 IFRS17 체계와 자본 규제 강화 속에 안정성과 체질개선이 동시에 요구되는 상황"이라며 "연임 여부는 실적 뿐만 아니라 조직 변화 대응력이 함께 평가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롯데·비씨카드 차기 CEO '촉각' 
 
KB국민카드, 신한카드, 하나카드, 우리카드, NH농협카드 등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와 삼성카드 등 주요 카드사 CEO들은 지난해 이미 전원 교체되며 조직 쇄신을 마쳤습니다. 이들 임기는 내년 임기 2년차에 접어드는 만큼 교체 이슈에서 다소 멀어져있습니다.
 
롯데카드는 올해 발생한 대규모 해킹 사고의 책임을 지고 CEO가 조기 퇴진 했습니다. 조좌진 전 대표는 본래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었지만, 해당 사태에 대해 책임지겠다며 이달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롯데카드 이사회는 이달 차기 대표이사 승계 절차를 공식 개시했습니다. 조 대표는 후임자 선임 전까지 최소한의 권한만 행사하며 경영 공백을 최소화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인사는 단순한 CEO 교체를 넘어 조직 신뢰 회복과 그룹 차원의 내부통제 체계 보완이라는 과제가 동시에 부여된 사례로 평가됩니다. 최고경영진뿐 아니라 본부장급 4명을 포함한 고위 임원 5명이 한꺼번에 사의를 밝혔고, 이사회에서 기타비상무이사로 지내던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물러나는 등 이례적 규모의 조직 재정비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카드사 중에서는 KT의 자회사인 비씨카드 최원석 대표의 임기도 올해 말 종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최 대표는 3번째 임기를 마치고 4연임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BC카드 순익이 증가하며 건전성이 개선됐고 데이터 관련 사업도 원활하게 진행중이기 때문에 최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다만 최대주주 KT가 CEO를 교체할 예정인 만큼 계열사 수장 또한 재정비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이사가 지난 9월 말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대규모 해킹사고(통신·금융) 관련 청문회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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