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진짜 고비는 연말과 내년 초"…반도체발 성장 부동산 흡수 우려
반도체·AI가 만든 호황…구매력 증가가 부동산 자극할 가능성
연말 성과급 풀리면 본격 영향권…호황 과실 분배 고민 필요
2026-06-20 14:36:17 2026-06-20 14:36:17
[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올해 우리나라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0% 후반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데에 대해 기대와 함께 경계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반도체 호황이 만들어낸 성장의 과실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가거나 특정 계층에 집중될 경우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해칠 수 있다며 선제적 대응을 주문했습니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12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 프레스센터에서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결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실장은 20일 페이스북에 게시글을 올리고 "반도체가 벌어온 국부가 부동산 불로소득으로 흡수되고 성장의 과실이 소수에게만 집중된다면 이번 호황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반대로 재정 여력과 기업 이익을 청년과 취약계층, 미래 산업으로 연결할 수 있다면, 이번 호황은 한국 경제가 오랫동안 벗어나지 못했던 저성장의 터널을 빠져나오는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고 적었습니다.
 
그는 우선 올해 성장세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김 실장은 "올해 한국 경제의 명목 GDP 성장률이 두 자릿수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 명목 성장률이 마지막으로 10%대를 기록했던 것은 한일월드컵 열기로 온 나라가 들썩였던 2002년"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번 호황은 착시가 아니다.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도 당초 예상했던 2028년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달성이 가능해졌다"며 "국가채무비율은 다시 50% 아래로 내려갈 전망이다. 주가, 영업이익, 세수, 경상수지 숫자들이 일제히 좋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다만 그는 이 같은 변화의 속도가 과거와 비교해도 매우 빠르다는 점을 우려했습니다. 김 실장은 "10% 후반의 명목 성장률이라는 게 어떤 느낌인지 우리는 잊은 지 오래"라며 "1980년대 평균 17.9%, 1990년대 평균 13.8%의 세상. 그 시절을 경험한 세대도 기억이 희미해졌고, MZ세대에게는 아예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 세상"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현재의 성장세가 경제 전반이 아닌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산업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습니다. 그는 "경제 전체가 좋아진 것이 아니다. 주로 반도체와 AI 관련 섹터가 만들어낸 숫자"라며 "그 시절(1980~1990년대)의 명목 성장이 국내 물가 상승의 성격이 강했다면, 지금의 명목 성장은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과 기업 수익성 개선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올해 1분기 실질 GDP는 3.8% 늘었다. 그런데 같은 분기, 실질 GDI는 13.2% 늘었다. 우리가 만든 것을 팔아서 살 수 있는 양"이라며 "반도체 가격이 너무 올라서, 우리가 파는 것의 가격이 우리가 사는 것의 가격보다 훨씬 비싸졌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 실장은 특히 하반기 성과급 등이 지급되기 시작하면 이러한 구매력 증가가 실물경제에 본격 반영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는 "이건 이미 확정된 구매력이다. 다만 아직 전체가 풀리지 않았을 뿐"이라며 "시차를 두고, 파도처럼 밀려온다. 진짜 고비는 연말과 내년 초"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호황의 과실은 위로 향하고, 긴축의 고통은 아래로 향한다"라며 "호황을 체감하지 못한 자영업자와 취약차주, 변동금리 대출자들이 먼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습니다.
 
해법으로는 부동산 정책 개선과 세수 활용 방안 마련을 제시했습니다. 그는 "부동산 과세를 정상화해야 한다. 보유세와 양도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필요하고 옳은 방향이다"면서도 "관건은 이 돈을 어디로 흘려보낼 것인가다. 역대급 호황은 그에 걸맞은 상상력을 요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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