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사건 '수사 지휘부' 소환·입건…부실수사 속도
"영향력 행사 의심"…특수단, 전 광산서장·형사과장 '직권남용' 입건
'핵심증거 누락'부터 '혐의 변경'까지…초동수사 판단 책임론 커질 듯
2026-07-14 18:01:32 2026-07-14 18:16:36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에 대한 부실 수사와 경찰 유착 의혹 수사가 당시 수사 지휘부를 정조준하고 있습니다. 검찰이 사건 당시 광주광산경찰서 박모 전 형사과장을 처음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데 이어 경찰청 특별수사단도 김모 전 광산경찰서장과 박 전 형사과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입건하면서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영향력 행사' 의심…수사 지휘라인 '정조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14일 전 광주광산경찰서장과 전 형사과장 등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증거인멸 혐의로 이미 구속된 당시 박모 수사팀장(경감)에게도 같은 혐의를 추가 적용했습니다.
 
지난 11일 오전 광주경찰청에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팀이 압수수색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별수사단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서 전 서장과 전 형사과장이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정황이 확인됐다"며 "보다 심층적인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피의자 입건을 결정했다"고 했습니다. 다만 두 사람에 대한 소환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특별수사단은 특히 당시 수사팀이 범행 당시 결박 도구로 쓰였을 가능성이 높은 '케이블타이'와 신체 주요 부위가 훼손된 '리얼돌'의 존재를 인지하고도 이를 압수하거나 확보하지 않은 배경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의도적으로 핵심 증거 확보를 묵인하고, 형량이 더 무거운 '강간살인' 혐의 대신 일반 '살인' 혐의를 적용하도록 수사 과정에 개입했는지 의심하는 겁니다. 
 
검찰도 지휘 라인을 향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광주지검은 13일 광산경찰서 전 형사과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증거인멸과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를 조사했습니다. 검찰은 당시 '강간 등 살인' 혐의 대신 일반 살인 혐의만 적용한 경위와 수사 정보 유출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지난 10일에는 광주광산경찰서를 압수수색하며 전 광산경찰서장과 전 형사과장을 증거인멸 방조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장윤기, 두달 만에 '강간살인' 공소사실 인정
 
이런 가운데 장윤기는 사건 발생 2개월 만에 처음으로 범행 목적이 '성범죄'였음을 법정에서 인정했습니다. 
 
광주지법 형사13부(이정호 부장판사)는 전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살인'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장윤기의 2차 공판기일을 진행했습니다. 이날 장윤기 측 국선변호인은 첫 공판에서 유보했던 '강간 목적의 살인' 인정 여부에 대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했습니다. 
 
앞서 장윤기는 지난달 22일 열린 첫 번째 공판에선 검찰 보완수사 과정에서 확보된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며 입장 표명을 미뤄왔습니다. 이후 변호인과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한 장윤기는 이달 10일 법원에 성범죄 목적을 인정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장윤기는 사건 발생 이후 줄곧 "자살을 결심했고, 누군가를 데려가려 했다"며 성범죄 목적의 범행을 완강히 부인하고 살인 행위가 우발적이었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검찰은 2차 공판에서 케이블타이가 확인된 장윤기 차량의 현장 감식 영상, 자취방 내 훼손된 형태로 발견된 '리얼돌'의 과학수사 보고서도 추가 증거로 신청하기로 했습니다. 
 
초동수사 책임론 확산…쟁점은 지휘부 개입  
 
장윤기가 성범죄 목적의 범행을 인정하면서 경찰의 초동수사에 대한 책임론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경찰은 사건 초기 장윤기를 일반 살인 혐의로만 송치했으나, 검찰은 차량 내 케이블타이와 리얼돌, 피해자 접근 방식 등을 종합해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살인은 무기징역 또는 사형만 선고할 수 있는 중범죄에 해당합니다. 
 
수사의 초점은 당시 지휘부의 판단 과정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검경은 실무진이 확보한 증거와 의견이 지휘 과정에서 축소·배제됐는지 규명할 방침입니다. 현직 경찰관인 장윤기의 부친에게 수사 정보가 유출되는 과정에서 조직적인 개입이 있었는지도 핵심 수사 대상입니다.
 
특히 범행 차량을 서둘러 반환하고 핵심 증거를 확보하지 않은 점이 단순한 판단 착오였는지, 아니면 지휘부의 부당한 압박 때문이었는지가 향후 수사의 최대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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