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LG생활건강, 에이본 7년 만에 정리…북미 재투자 나서나
에이본 매각으로 저수익 사업 정리…북미 체질개선
닥터그루트·더페이스샵 확대…세포라·월마트 공략
영업현금흐름 34% 증가…북미 투자 여력 확대 주목
2026-09-01 09:19:08 2026-09-01 09: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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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보현 기자] LG생활건강(051900)이 최근 7년간 끌어온 에이본 북미 사업 정리를 통해 확보한 재무적 여력과 개선된 현금흐름으로 해당 지역 사업에 재투자할지 관심이 쏠린다. 회사는 올해 2분기 북미 매출이 중국을 처음으로 넘어선 데 이어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도 30% 이상 개선됐다. 부진한 에이본을 털어낸 만큼 향후 자체 브랜드에 자원을 집중해 북미 사업 성장세를 이어갈 지가 관건이다.
 
(사진=LG생활건강)
 
저수익 사업 정리하고 자체 브랜드 집중
 
1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지난달 24일 미국법인 LG H&H USA가 보유한 더 에이본 컴퍼니 지분 100%를 스트랫포드 월드와이드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공시상 처분금액은 600만달러(약 84억원)이며 거래는 이날 종결된다. 에이본에 대한 대여금 약 2억 5507만달러(약 2863억원)는 매각에 앞서 출자전환한다.
 
LG생활건강은 2019년 약 1450억원을 들여 에이본 북미 사업을 인수했다. 당시 미국 시장에서 단기간에 유통망과 소비자 접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인수 배경으로 꼽혔다.
 
하지만 에이본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지난해 더 에이본 컴퍼니의 매출은 2692억원, 당기순손실은 301억원으로 완전 자본 잠식 상태였다. 캐나다 법인도 지난해 매출 328억원, 당기순손실 56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매각으로 LG생활건강은 북미 사업의 중심을 자체 브랜드로 옮길 수 있게 됐다. 증권가에서도 매각으로 인한 이익 자체보다 긍정적인 사업 재편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5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이번 매각에 대해 "자체 브랜드가 북미 사업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에 의미를 둘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회사는 에이본 매각 이후 확보되는 현금의 구체적인 활용처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회사의 재무 상황과 성장 전략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본을 배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개선된 현금흐름이 북미 투자로 이어질까
 
회사가 투자 계획을 밝히지 않았지만, 현재 사업 주력 방향을 보면 북미 사업 재투자 가능성이 나온다. LG생활건강은 현재 북미에서 성장 잠재력이 높은 K-뷰티 브랜드와 주요 리테일·디지털 채널에 역량을 집중한다.
 
닥터그루트는 지난 3월 미국 세포라 온라인에 입점한 데 이어 5월 90여개 매장에서 선 론칭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전역 424개 오프라인 매장에 14종 제품을 정식 출시했다. 지난해 10월 입점한 코스트코에서도 지난 3월 말 컨디셔너 라인을 추가하며 제품군을 넓혔다.
 
더페이스샵은 지난달부터 미국 월마트 1600여개 매장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지난 6월에는 아마존에 스킨케어 신제품 '미감수 레디'를 출시했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오세아니아를 포함한 영미권 전역으로 판매망을 확대한다.
 
북미 사업 체질 개선에 청신호가 예상되는 또 다른 이유는 LG생활건강의 재무 체력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3조 2340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 3027억원) 대비 2.08%(687억원)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106억원으로 6.81%(134억원) 늘었다. 비용 효율화와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금흐름도 같은 방향이다.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609억원으로 전년 동기 1945억원보다 34.15%(664억원) 증가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또한 1조 3262억원으로 작년 말 1조 863억원보다 22.08%(2399억원) 늘었다.
 
이 같은 현금 여력은 북미 사업 확대의 기반이 될 수 있다. 다만 해당 시장은 브랜드 인지도와 유통망 확보 차원의 마케팅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만큼 투자 방향과 속도가 중요하다. 올해 2분기 북미 사업은 마케팅비 확대에도 분기 흑자를 기록했지만, 미국 관세 환급 등 일회성 요인이 실적에 영향을 준 만큼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는 점검 요인이다.
 
에이본 매각 이후 LG생활건강이 보여줘야 할 것이 '질적 성장'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저수익 사업을 정리해 확보한 자원과 개선된 현금흐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투입하고, 지속적인 이익으로 연결할지가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북미 지역에서 성장 잠재력이 높은 K-뷰티 및 웰니스 브랜드와 리테일·디지털 채널에 회사의 역량과 자원을 집중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성장 잠재력이 높은 브랜드와 채널을 중심으로 북미 사업 포트폴리오의 질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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