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도 ‘구독’…현대차의 실험
충전기·설치·충전량 묶어…시장성 시험대
월 300kWh·3년 약정…미사용분은 소멸
전용 주차 공간 필요…가입자 확보 관건
2026-09-30 14:46:06 ㅣ 2026-09-30 15:27:11
[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전기차 충전 시장에서도 초기 비용을 월 이용료로 나눠 내는 ‘구독’ 실험이 시작됐습니다. 현대자동차가 충전기와 설치, 충전량을 하나로 묶어 초기 부담을 낮춘 가정용 충전 서비스를 선보인 겁니다. 목돈 부담 없이 집에서 충전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매달 정해진 충전량을 채우지 못하면 남은 양은 사라집니다. 설치 가능한 주거 환경도 제한적인 만큼 새로운 충전 방식이 실제 고객 수요를 얼마나 끌어낼지가 관건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기차 충전사업자 채비와 손잡고 가정용 전기차 충전 구독 서비스 ‘마이홈차저’를 출시했습니다. 현대차·제네시스 전기차를 소유하고 단독주택이나 연립주택 등에 전용 주차 공간을 보유한 고객이 대상입니다. 고객은 7kW급 가정용 완속충전기와 기본 설치 비용을 지원받는 대신 매월 최소 300kWh를 3년간 약정해 사용합니다. 요금은 kWh당 245원으로 월 최소 납부액은 7만3500원입니다. 약정이 끝나면 별도 비용 없이 충전기 소유권이 고객에게 넘어갑니다.
 
3년간 최소 납부액은 264만6000원, 총 약정 충전량은 1만800kWh입니다. 채비 측에 따르면 한 달에 300kWh를 모두 사용하지 않아도 월 7만3500원은 그대로 부과되며 남은 충전량은 다음 달로 이월되지 않고 소멸합니다. 300kWh를 넘겨 충전하면 초과분에도 동일하게 kWh당 245원이 적용됩니다.
 
아이오닉5 롱레인지 전비 5.2㎞/kWh를 적용하면 월 300kWh는 약 1560㎞, 연간 약 1만8700㎞를 주행할 수 있는 전력량입니다. 현대차는 연간 2만㎞ 주행 고객이 3년간 이용할 경우 기존 현대차 홈충전기 상품보다 약 67만원, 외부 채비 급속충전기보다 약 153만원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실제 부담은 이용·설치 조건에 따라 달라집니다. 무상 사후관리(A/S)는 2년으로 3년 약정 가운데 마지막 1년의 고장 수리 비용은 고객이 부담합니다. 기본 설치 범위를 벗어난 별도 공사가 필요한 경우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고, 이사 때 충전기 이전 설치 비용도 고객 부담입니다. 중도해지에 따른 구체적인 조건은 가입 고객에게 별도로 안내됩니다.
 
해외에서도 가정용 전기차 충전 비용을 월 단위로 나눠 내는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영국 전기차 충전업체 포드(Pod)의 ‘Pod Drive’는 충전기와 표준 설치를 선납금 99파운드와 월 34파운드, 36개월 약정으로 제공한 뒤 소유권을 고객에게 넘깁니다. 다만 충전에 사용하는 전기요금은 고객이 부담합니다. 영국 에너지업체 OVO의 ‘Charge Anytime’은 월 27.50파운드에 최대 175kWh의 충전을 제공하지만 충전기와 설치비는 별도입니다. 현대차는 충전기와 설치, 충전량을 하나의 상품으로 묶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설치 가능한 고객층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전용 주차 공간과 충전기 설치 여건을 갖춰야 하는 데다 매달 최소 300kWh의 미사용량이 소멸하는 구조여서 주행거리가 짧은 고객은 약정량을 모두 활용하기 어렵습니다. 초기 설치비 부담을 낮춘 충전 구독이 새로운 충전 방식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첫 운영 성적이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현대차와 채비는 우선 올해 12월 말까지 서비스 가입을 받습니다. 채비 관계자는 “시범사업이 아닌 정식 서비스라면서도 양사가 정한 첫 운영 기간은 연말까지”라고 설명했습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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