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 플랫폼에 탑재되는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의 랙당 부품 가치가 기존보다 182%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AI 서버의 연산 성능과 전력 소비가 확대되면서 고용량·고부가 MLCC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입니다. 글로벌 MLCC 시장 2위인
삼성전기(009150)도 고부가 제품 공급을 확대하고 있어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삼성전기의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제품. (사진=삼성전기)
20일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플랫폼 ‘베라 루빈(VR200)’의 랙당 MLCC 부품 가치를 4320달러로 추정됩니다. 이는 기존 ‘그레이스 블랙웰 울트라(GB300)’의 1530달러보다 약 182% 증가한 규모입니다.
두 플랫폼은 각각 루빈과 블랙웰 울트라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중앙처리장치(CPU) 등을 결합한 AI 서버 시스템입니다. 서버 랙당 전체 부품 원가의 경우, 약 399만달러에서 780만달러로 95% 증가할 것으로 모건스탠리는 내다봤습니다. MLCC 부품 가치 증가율이 전체 원가 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것입니다.
이처럼 MLCC 부품 가치가 크게 늘어나는 것은 고용량·고신뢰성 제품 비중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AI 가속기의 전력 공급과 전압 안정화 요구가 늘면서 이에 필요한 고성능 부품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모건스탠리는 47마이크로패럿(㎌) 이상 고용량 MLCC의 비중이 GB300의 18%에서 VR200에서는 31%로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공급 부족도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현재 MLCC 리드타임(주문부터 납품까지 걸리는 기간)은 35주로, 수급 균형 시 기준인 12주보다 23주 깁니다. 특히 스마트폰·노트북 등 저용량 제품은 가격이 하락하는 반면 AI 서버용 고용량 제품에서 수요 강세가 나타나는 양상입니다.
삼성전기는 올해 MLCC를 비롯한 전자부품 장기공급계약(LTA)을 잇달아 체결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부터 공시한 LTA만 총 7건으로, 금액은 약 4조3000억원 수준입니다. 이 가운데 MLCC가 포함된 계약이 5건으로, 약 2조3919억원에 달합니다. 현재 글로벌 기업 10여곳과 MLCC LTA를 맺고 있는 삼성전기는, 다른 글로벌 기업들과도 추가 공급 계약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삼성전기는 AI 서버용 MLCC 시장에서 4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어 고부가 제품 공급 확대에 따른 호실적도 예상됩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실적 전망치 평균)는 전년 동기 대비 146.7% 오른 6423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AI 서버가 고도화되면서 고객사들이 요구하는 고용량·고신뢰성 제품 수요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면서 “범용 제품 대비 고부가 제품인 AI 서버용 제품의 수요가 높다 보니 제품 공급도 여전히 빠듯한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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