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양균 기자] 최근 일동제약그룹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R&D) 비중이 감소세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회사는 자회사 분사 등 조직 효율화 과정에서 R&D 성과가 분산된 측면이 있다며 R&D 강화 기조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당장 내년 적용되는 약가 인하 대응을 위한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위해 R&D 비중이 7%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 도전적인 시장 환경을 윤웅섭 회장이 어떻게 돌파할지 관심이 쏠립니다.
그룹의 핵심 기업인 일동제약의 최근 8년간 연결 기준 매출 대비 R&D 비중은 △2019년 11.1% △2020년 14% △2021년 19.3% △2022년 19.7% △2023년 15.8% △2024년 7.5% △2025년 6.3% △2026년(상반기) 4.9% 등입니다. 전체 제약사 중 상위권에 있던 일동제약은 현재 7%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관련해 내년 4월 약가제도 개편안이 시행됩니다. 이에 따라 제네릭 및 기등재 의약품에 대한 약가가 인하됩니다. 1000억원 이상의 매출액을 올리는 제약사는 R&D 비중이 7%를 충족해야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인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신규 제네릭 산정률 우대 및 사용량-약가 연동 인하율 감면 확대 등의 혜택이 있습니다. 국내 제약 산업의 근본적 변화인 만큼 이에 대응해 윤웅섭 회장이 R&D 강화 전략을 내놓으리란 예측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일동제약그룹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R&D) 비중이 감소세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회사는 자회사 분사 등 조직 효율화 과정에서 R&D 성과가 분산된 측면이 있다며 R&D 강화 기조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윤웅섭 일동제약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회사의 R&D는 약가 인하 대응 외에도 여러 의미를 갖습니다. 윤 회장이 회사에 몸담은 지 20여 년이 지났고, 2013년부터 공동대표로 선임돼 그룹은 사실상 윤웅섭 3세 체제가 자리를 잡은 지 십수 년이 지났습니다. 그렇지만 공식적으로 회장에 취임한 지는 1년이 채 지나지 않았습니다. 승계는 아직 진행형입니다. 이사회는 승계를 위한 검증 프로그램을 도입한 바 있고, R&D도 바로 그 검증 항목의 하나입니다.
또 윤웅섭 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1.12%. 이를 비롯해 일동홀딩스 지분 17.02%를 보유한 최대주주 씨엠제이씨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기타 우호 지분은 윤 회장의 모친이 보유한 6.17%, 송파재단 7.12% 등입니다. 특별관계자 합산 지분은 34.5%. 윤원영 회장은 지주사인 일동홀딩스 지분을 14.83%를 보유하고 있고, 이 지분은 아직 윤웅섭 회장에게 증여되지 않았습니다. 업계는 “윤원영 회장이 아직 건재한 만큼 지분 증여에 대한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분위기입니다. 결국 R&D는 윤웅섭 회장의 지배를 더 강화하는 ‘장치’인 셈입니다.
“수치 안 잡힌 R&D 성과 다수 있다”
그룹은 현재 다수 파이프라인이 가동 중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비만·당뇨 등 대사성 질환을 겨냥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 작용제 ‘ID110521156’ △칼륨경쟁적위산분비억제제(P-CAB) 계열의 소화 궤양 치료제 ‘파도프라잔(padoprazan)’ △파킨슨병 등 퇴행성 질환 신약후보물질 ‘A1·A2A 수용체 길항제’ 등 파이프라인이 대표적입니다.
일동제약그룹은 연구개발 비중 감소와 관련해 현재 다수 파이프라인이 가동 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특히 비만치료제 ‘ID110521156’은 임상시험 제1상에서 4주 동안 최대 13.8%의 체중 감량 효과를 나타냈으며, 위장관 장애나 간독성 문제 등에서 중대한 이상 반응 사례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 대비 R&D 비중은 작았음에도 ‘ID110521156’ 연구 성과가 도출됐다”며 “지난해부터 기술이전을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고 임상 2상을 단독이나 파트너사 등과의 추진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P-CAB 제제인 파도프라잔은 대원제약과 공동 개발 중입니다. 최근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는 임상 3상에 돌입한 상태입니다. 일동제약은 파도프라잔에 대한 보유 권리를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들과 라이선스 아웃 등 제휴 논의를 이어가는 한편, 국내 개발 완료 시 자체 상표의 제품 출시 등 후속 전략도 구상 중입니다.
수치로 보이는 R&D 비중 감소는 조직 효율화 과정에서 분산된 측면도 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입니다. 참고로 회사는 지난 6월 유노비아를 흡수합병하는 한편, 아이디언스의 지분도 취득했습니다. 제약업계에서 통상 R&D 비용에는 인건비 비중이 적지 않습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R&D 비중에 잡히지 않은 부분은 기업 지배 구조 변화 과정에서 분산되는 측면이 있다”라며 “R&D 비용 중에는 인건비 비중이 큰 만큼 조직 정비 시 조직 분사 과정에서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회사 관계자는 “파이프라인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향후 개발 범위를 넓힐 예정”이라며 “약가 인하 등 정부 기조와 시장 환경을 고려해 R&D 의지는 굳건하다”고 밝혔습니다.
김양균 기자 k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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