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엔 꼬박꼬박 세금…집값 20억엔 감세
20억 집 종부세 면제 논란
30억, 1주택 184만원·3주택 941만원
세 부담 격차 5.1배
"양도세 공제율 80→40% 축소해야"
자산과세 형평성·시장 왜곡 우려도
2026-11-02 17:09:59 ㅣ 2026-11-02 17:19:09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정부의 2026년 세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고가 주택과 금융자산 보유자에 대한 감세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고가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을 낮추면서 양도차익에 대한 높은 공제율을 유지하고, 가상자산 투자소득 과세마저 추가 유예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조세 형평성과 자산 불평등 문제가 쟁점으로 남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양도소득세 개편까지 맞물리면서 주택 매물이 잠기고 전월세시장 공급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옵니다.
 
2일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의 분석을 보면, 정부의 세법 개정안은 시가 약 20억원 이하 1주택자가 종부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고 고가 실거주 주택 보유자도 감세 혜택을 받게 됩니다. 세법 개편안은 1세대 1주택자 종부세 과세 기준을 공시가격 14억원 초과로 높이고 실거주 1주택자 기본공제를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상향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2026년 11월1일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월세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고가 실거주자 감세 '논란'…형평성 '도마'
 
이 같은 조치는 실거주 주택 보호라는 명분과 달리 고가자산 보유자에 대한 세제 혜택 확대라는 비판입니다. 특히 시가 약 40억원 이하 실거주 주택 보유자도 기본공제 상향에 따른 감세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과세 기준을 높인 객관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합니다.
 
최근 국회예산정책처의 ‘2026년 세법개정안 분석’에서도 세 부담의 불균형을 꼬집고 있습니다. 예정처가 공시가격을 시가의 69%로 가정해 추산(2026년 세법 개정안이 본격 적용되는 2028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시가 30억원 주택을 보유한 1주택자의 종부세는 현행 211만4000원에서 개편 후 183만9000원으로 줄어듭니다. 반면 같은 총가격의 주택 3채를 보유한 3주택자는 342만5000원에서 940만5000원으로 늘어납니다.
 
같은 자산가액을 기준으로 3주택자의 세 부담이 1주택자의 5.1배에 달하는 셈입니다. 시가 40억원에서도 두 집단의 세 부담 격차는 현행 1.3배에서 3배로 벌어지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는 주택 가격 중심으로 세율 체계를 개편한다는 정부 취지와 달리 주택 수와 거주 여부에 따른 기본공제 및 공정시장가액비율 차등이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예정처는 시가 80억원 이하 구간에서 세 부담 격차가 확대되는 만큼 수평적 과세 형평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다만 정부안 전체를 일률적인 보유세 감세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정부는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일부 세율을 높이고 2028년부터 주택 수와 관계없이 최고세율 5%의 누진세율 체계를 적용할 계획입니다. 예정처는 종부세 개편으로 2027~2031년 세수가 12조5644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양도소득세 개편과 관련해서는 보유 기간보다 실거주 기간을 중시하는 방향에 동의하면서도 최대 80%의 공제율은 과도하다는 게 참여연대 측의 설명입니다. 부동산 양도차익에 대한 지나친 세제 혜택이 다른 소득과의 과세 형평성을 훼손할 수 있다며 최대 공제율을 40%로 낮춰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2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26년 세법개정안 분석’을 보면 공시가격을 시가의 69%로 가정해 추산(2026년 세법 개정안이 본격 적용되는 2028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시가 30억원 주택을 보유한 1주택자의 종부세는 현행 211만4000원에서 개편 후 183만9000원으로 줄어든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매물 잠김 우려…가상자산·금융소득세 공백
 
양도세 개편에 따른 거래 위축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보유세 부담 증가는 주택 매도를 유도할 수 있지만, 양도세 부담 강화는 매도를 미루거나 상속·증여를 선택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게 예정처의 분석입니다. 처분단계의 세 부담 강화가 매매·임차시장 공급을 줄이고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정부는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 가산세율을 2027년 2주택자 5%포인트·3주택 이상 10%포인트, 2028년 각각 10%포인트·15%포인트로 한시 완화할 계획입니다. 참여연대는 이 같은 재완화가 중과 유예 종료 취지를 훼손하고 정책의 일관성을 떨어뜨린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외 자산소득에 대한 과세에도 물음표를 던지고 있습니다. 2027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를 추가 유예하려는 움직임에 반대하는 참여연대 측은 청년 자산 형성과 과세 인프라 미비를 이유로 가상자산 투자소득에만 과세 혜택을 부여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합니다.
 
가상자산 과세는 이미 세 차례 연기돼 시행이 총 6년 늦춰진 상태입니다. 가상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 도입이나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도 과세 시행의 필수 전제 조건은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이후의 과세 공백도 지목했습니다. 정부가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려다 철회하고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도입하는 등 금융자산 과세 완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며 중장기 과세 정상화 로드맵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2일 서울 성북구 개운산에서 바라본 서울 전경에 아파트 숲이 펼쳐져 있다. (사진=뉴시스)
 
"양도차익 결집효과 완화, 최소 장치 필요"
 
이강원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간사는 “개편이 일부 고가 다주택자에 대한 세부담 강화에 그친 반면, 고가 1주택자에 대한 세제 혜택은 확대하고 양도소득세의 과도한 공제도 유지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현 정부에 감세 기조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한석현 예정처 추계세제분석실장 등 분석팀은 “대부분의 주요국은 실거주 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면제하거나 세부담을 완화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또 주요국은 대체로 실거주 혜택과 별도로 장기간 형성된 양도차익에 대해 낮은 세율 또는 공제 등을 통해 결집 효과(보유 목적이나 실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장기간 보유한 자산을 양도할 때 나타나는 현상)·명목이득을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나라는 자산 양도차익에 대해 별도 세율을 적용하는 미국·영국 등과 달리 최대 45% 수준의 높은 누진세율이 적용, 결집 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주택에 대해서도 결집 효과를 조정하는 최소한의 장치를 남겨 두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2026년 10월28일 서울 광화문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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