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서흥, 젤라틴값 하락 덕 봤지만…'체질개선'은 제자리
영업이익 반등…지난해 연간 실적과 비슷
젤라틴 가격 하락에 원가율 2%포인트 감소
근본적 수익성 개선 필요…하드캡슐 기대
2025-10-23 06:00:00 2025-10-23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0월 21일 17:3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그간 내리막을 걸었던 서흥(008490)의 영업이익이 올해 상반기 반등하기 시작했다. 캡슐 사업 부문의 주요 원료인 젤라틴의 가격이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총매출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회사의 수익성 개선에 청신호가 켜진 모양새다. 다만 원료 가격 등락은 외부 요인인 만큼 보다 근본적인 원가절감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 관련해 사측은 하드캡슐과 건기식 제조의 전공정 개선 작업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진=서흥 홈페이지)
 
감소세 지속하던 영업이익 올해 상반기 반등 시작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흥의 매출액은 3709억원, 영업이익은 31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9.70%와 37.83%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6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과 비슷한 규모를 시현한 것이다.
 
최근 3년간 회사의 매출액은 2022년 6350억원, 2023년 5946억원, 2024년 6533억원으로 집계되며 완만히 상승하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2022년 620억원에서 2023년 430억원을 거쳐 2024년 338억원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2022년 9.76%에서 2024년 5.18%로 하락했다.
 
기업의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매출원가 및 판매비와관리비가 있다. 먼저 판관비를 살펴보면 연도별로 2022년 679억원, 2023년 516억원, 2024년 615억원이 투입됐으며, 전체 매출 대비 판관비율은 각각 10.70%, 8.68%, 9.42%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에 전체 매출의 10% 남짓한 판관비보다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매출원가가 수익성에 보다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서흥의 매출원가는 2022년 4977억원, 2023년, 4929억원, 2024년 5500억원을 기록했다. 연도별 원가율은 2022년 78.38%에서 2024년 84.20%까지 치솟았다.
 
회사 측 역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원재료비 상승 및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 위축 및 글로벌 경쟁심화로 수익성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원재료와 소모품등의 사용액으로 분류된 금액은 2778억원으로 전체 매출원가의 50.51%를 차지했다.
 
서흥은 하드캡슐 제조, 소프트캡슐 제형의 의약품 전공정 수탁, 건강기능식품 생산, 원료 및 화장품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하드캡슐 사업의 경우 국내 시장 점유율이 95% 이상으로, 국내 대부분의 제약회사를 고객사로 확보해 캡슐 사업 내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캡슐 부문 매출은 전체 매출의 82%를 차지했다. 캡슐 사업 부문 내 세부 품목별로는 건기식 매출이 전체 매출의 41%, 하드캡슐 매출이 31%, 의약품 매출이 8.6%를 차지했다. 캡슐 부문의 주요 원료는 젤라틴으로 하드캡슐, 소프트캡슐 제조시 주원료로 투입되며, 기타 제형에도 폭넓게 사용된다.
 
회사가 공개한 젤라틴의 가격변동 추이를 살펴보면 국내 젤라틴은 2022년 1kg 당 1만1717원에서 2023년 1만3164원으로 늘었고, 2024년 1만3655원까지 올랐다. 수입 젤라틴의 경우 2022년 9876원에서 2023년 1만4245원으로 급증하더니, 2024년 다시 9750원으로 집계됐다. 결국 주요 원료인 젤라틴의 가격이 비싸질수록 원가율이 높아지며 수익성이 악화된 모양새다.
 
 
 
외부 요인에 따른 결과…근본적 비용절감 필요
 
다만 올해 들어 원료 가격 흐름이 반전됐다. 수입 젤라틴 1kg 당 가격은 이미 지난해 감소세로 전환한 데 이어 올해 반기에는 9663원으로 지난 3년간 원재료 가격과 비교했을 때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난해까지 오름세를 보이던 국내 젤라틴 1kg 당 가격은 올해 반기 1만2356원으로 전년 대비 9.51% 감소했다.
 
이 같은 원재료 가격 변동이 반영되면서 서흥의 원가율은 올해 반기 82.23%를 기록, 지난 2024년 대비 1.97%포인트 줄어들며 소폭 개선됐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 판관비율도 8.01%로 양호하게 관리하는 데 성공했고,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8.54%까지 올라갔다.
 
결과적으로 올해 반기만에만 전년도 연간 규모에 필적하는 영업이익을 시현하면서 수익성 개선의 청신호가 켜졌다. 다만 이는 원료 가격이라는 외부 요인의 변동에 기인한 결과라는 한계를 지닌다.
 
천연고분자 단백질로서 젤리, 캡슐, 필름코팅제 및 접착제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젤라틴은 의약 및 건기식 분야에서 하드캡슐 및 소프트캡슐의 주원료로 사용된다. 이에 제약산업, 화장품산업, 식품산업의 성장과 상호 연관돼 있고, 건강과 미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며 국내외 젤라틴에 대한 수요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보다 근본적인 매출원가 절감 방안이 요구되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회사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2025년에는 하드캡슐과 건기식 제조의 전공정 개선 작업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향후 추가적인 원가율 개선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한편 <IB토마토>는 서흥 측에 전공정 개선 작업 및 수익성 개선 현황에 대해 질의하고자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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