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공동구매 길 열렸다…K-스틸법에 철강업계 ‘숨통’
산업부·공정위 통해 공동 행위 가능해
철근 감산·철스크랩 수급 분야서 효과
“K-스틸법 환영…전기료 지원은 한계”
2026-06-18 14:38:30 2026-06-18 14:48:48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K-스틸법 시행으로 국내 철강업체들이 감산과 공동구매 등 공동 대응에 나설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습니다. 공급과잉과 내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철강업계에서는 이번 법 시행을 계기로 생산 조정과 원료 수급 안정에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 고로에서 쇳물이 나오고 있다. (사진=포스코)
 
지난 17일 정부는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철강기술 전환을 위한 특별법(K-스틸법)’을 시행했습니다. K-스틸법은 보호무역 확산과 공급과잉, 내수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철강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저탄소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정책·세제·보조금 지원 근거를 담은 특별법입니다.
 
이 중 핵심은 공동행위 특례를 담은 제38조입니다. 국내 철강업체들은 이 조항으로 산업통상부 장관 승인과 공정거래위원회 동의 등을 거쳐 △감산 △출하 조정 △공동생산·투자 △공동구매 △공동연구 등 공동행위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동안 철강업계에서는 공급과잉과 내수 부진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 조정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그러나 업체 간 감산이나 공동생산 논의는 담합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어 공동 대응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번 조항으로 철강업체들이 정부 심사 아래 생산 조정과 공동구매 등을 논의할 수 있는 제도적 통로가 열린 셈입니다.
 
감산과 공동구매는 생산량과 가격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인 만큼 담합 우려가 제기되지만, 정부는 이번 공동행위 특례를 침체된 철강 시황을 고려한 한시적 조치로 보고, 2028년까지 업계 공동행위가 시장 경쟁을 과도하게 제한하지 않는지 모니터링할 계획입니다.
 
업계에서는 철근 감산 분야에서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옵니다. 최근 내수 건설 경기 침체로 핵심 건설용 철강재인 철근 수요가 위축되면서 일부 업체는 공장 셧다운까지 단행하는 등 강도 높은 감산에 나선 바 있습니다. 이번 법 시행으로 업체 간 생산 조정 논의가 가능해지면서, 특정 업체가 공장을 멈추는 대신 업계 전반이 일정 수준의 가동률을 함께 낮춰 공급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철스크랩 수급 문제 역시 공동 대응 효과가 기대되는 분야로 꼽힙니다. 탄소중립 전환에 따라 전기로 비중이 확대되면서 철스크랩 확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업계에서는 2030년 기준 국내 철스크랩 공급 부족 규모가 약 367만톤(t)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업체 간 구매 물량 조정이나 공동구매가 가능해지면서, 과열된 확보 경쟁을 완화하고 원료 수급 안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공급과잉과 원료 수급 문제에 대해 업계 차원의 공동 대응 필요성은 있었지만, 담합 논란 때문에 논의 자체가 쉽지 않았다”며 “제도 취지에 맞춰 신중하게 움직여나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법안의 지원 방향이 저탄소 전환에 집중돼 철강업계가 요구해 온 전력요금 지원 등이 빠진 점은 한계로 꼽힙니다. 이 관계자는 “공동 대응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전기로 전환 과정에서 전력 사용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만큼 전기요금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지원책이 빠진 것은 아쉽다”고 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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