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홈플러스 회생의 최대 고비가 다시 찾아왔습니다. 메리츠금융이 1000억원 규모 긴급운영자금(DIP) 지원을 의결했지만, 추가 1000억원은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직접 책임져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면서인데요.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안 가결을 위해 총 2000억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MBK는 추가 자금 부담에 난색을 보이고 있어 회생 여부가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드는 모습입니다.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 (사진=뉴시스)
18일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홈플러스에 1000억원 규모 DIP 대출 지원을 의결했습니다. 앞서 메리츠는 주주충실의무와 선관주의의무 등을 이유로 추가 자금 지원에 선을 그어왔습니다. 하지만 메리츠 측은 김병주 MBK 회장과 MBK 차원의 자금 투입이 전제되는 경우 검토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이후 회생계획안 제출을 위한 자금 확보에 여전히 난항을 겪어왔습니다. 이 때문에 MBK는 지난 3월 1000억원의 긴급 유동성 공급을 한 바 있습니다. 현재 홈플러스는 물품 대금 결제와 인수합병(M&A) 진행을 위해 2000억원의 추가 자금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다만 메리츠는 이번에도 지원 조건을 내세웠습니다. 단순 대출이 아닌 △MBK의 1000억원 보증 △MBK의 추가 1000억원 직접 대출 등이 메리츠에서 제시한 내용입니다. 사실상 회생에 필요한 나머지 자금 조달 책임을 최대주주인 MBK에 요구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메리츠는 자금을 에스크로(결제대금예치) 계좌에 예치할 예정이지만 MBK가 조건을 수용해야 실제 집행이 가능합니다. 메리츠 측은 "거래 성사를 위해 제시할 수 있는 조건을 모두 제시했다"며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했음을 명확히 한다"고 밝혔습니다.
노동·시민사회단체,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조합원 등이 지방선거 전 홈플러스 정상화 해결을 촉구하며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청와대 방향으로 삼보일배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양측 감정과 이해관계 작용…책임 떠넘기기"
반면 MBK 측은 MBK '책임론'의 연장선이라고 반박했습니다. MBK 관계자는 "투자운용사인 MBK가 이미 상당 규모의 자금을 투입한 상황에서 추가 보증 책임까지 요구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신규 담보 제공이나 후순위 대출 등 주요 의사결정의 열쇠를 메리츠가 쥐고 있는 상황"이라며 "메리츠가 비협조적인 입장을 유지할 경우 자금 조달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결국 M&A를 통해 새 투자자를 찾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업계에서는 MBK가 추가 자금 투입에 나설 경우 회생계획안 마련에 속도가 붙을 수 있지만, 조건 수용을 거부하면 회생절차 연장 또는 추가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민주노총 마트산업노동조합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책임 떠넘기기를 중단하고, 정부는 긴급자금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노조는 "홈플러스 위기의 가장 큰 책임은 대주주 MBK에 있다"며 "김병주 회장과 MBK는 보증을 포함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메리츠 역시 막대한 채권과 담보를 보유한 최대 채권자로서 회생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종성 홈플러스일반노동조합 위원장은 "메리츠가 상당 부분 양보한 만큼 남은 기간 MBK가 추가적인 책임을 지는 방향의 결단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본다"며 "현재 상황은 단순한 채권자와 대주주 간 갈등을 넘어 양측 간 누적된 감정과 이해관계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이번 지원안 역시 MBK 측에 최종적인 선택을 요구하는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현재 노조는 폐점이 확정된 점포 직원들의 고용 안정을 위해 인근 점포 전환 배치 등을 지원하고 있다"며 "직원들이 퇴직보다는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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