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조 팔고 떠난 외인…'AI 고점론' 갑론을박
외국인, 11거래일 연속 '팔자'…상반기에만 149조 털어
메타발 쇼크…"AI 반도체 수요 우려 시기상조"
2026-07-03 15:53:32 2026-07-03 15:53:32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코스피가 연초 대비 100% 이상의 높은 상승세를 기록 중이지만 외국인 투심은 빠르게 식고 있습니다. 상반기에만 150조원을 팔아치운 외인 투자자는 하반기 진입 후에도 투자의 방향성을 바꾸지 않고 있는데요. 급등 장세의 바탕이 됐던 인공지능(AI)·반도체 수요에 대해서도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약 2조2000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11거래일째 매도 행진을 기록했는데요. 올 초부터 이날까지의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157조3446억원에 달합니다. 
 
상반기(1~6월)에만 149조464억원을 팔아치운 외국인은 7월 들어서도 7조원 이상을 던졌습니다. 월별 동향을 보면, 매도세는 상반기 후반으로 갈 수록 거세졌는데요. 5~6월 두 달 동안의 순매도액은 93조3394억원에 달했습니다. 이 기간 순매수를 기록한 날은 6거래일에 그쳤습니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반도체 대형주에 매도세가 집중됐습니다. 상반기 삼성전자 순매도 규모는 72조5655억원, SK하이닉스는 57조1268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SK스퀘어(7조5768억원), 삼성전자우(2조9702억원) 등 관련 종목까지 포함하면 전체 순매도의 규모의 94%가량을 차지합니다.  
 
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외국인 투매에 대해 대체로는 차익실현과 글로벌 포트폴리오 내 한국 비중 조정 등 리밸런싱을 배경으로 꼽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간 증시 상승세를 견인해왔던 AI·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변곡점을 맞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최근의 급락세는 메타의 클라우드 사업 진출이 도화선이 됐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일 메타가 사내 프로젝트인 '메타 컴퓨트'를 통해 클라우드 사업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자체 데이터센터의 남는 AI 연산 자원을 외부에 판매하겠다는 구상에 AI 과잉 투자 우려가 불거진겁니다. 
 
여기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한 월가 전문가 마이클 버리가 AI 반도체 시장의 붕괴를 전망한 점도 기름을 부었습니다. 버리는 글로벌 반도체 장비 기업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바도체 주가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새로운 하락 베팅 표적으로 공시했습니다. 
 
그는 국내 메모리 업체들의 대규모 투자 계획도 언급하며 "오늘날 주가 상승의 직접적 원인은 한국에서 발표된 대규모 지출"일며 "이를 '종말의 시작'이라고 보고 (버블이 꺼지는 것은) 시간문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현재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200일 이동평균선보다 약 65%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과거 닷컴버블 당시 관측됐던 위험한 수준"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AI 수요 사이클이 유효하다는 시각이 아직은 좀 더 우세한 상황입니다. 메타의 전략 수정 역시 공급 과잉 우려보다는 자본 효율화 측면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강재구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메타의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 추진이 본격화되면 AI 반도체 수요는 더 늘어날 수 있다"며 "벌써부터 AI 반도체 수요 약화를 걱정하는 것은 과하다"고 짚었습니다. 그는 "메타의 신사업 진출은 수요 약화가 아니라 오히려 투자금 회수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신호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플랫폼 기업들의 자본지출 전망이 더 상향될 가능성도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도 "메타의 전략은 '투자를 줄이겠다'가 아니라 'AI 인프라로 돈을 벌어 다시 AI 인프라에 투자하겠다'에 가깝다"면서 "반도체주의 단기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펀더멘털 훼손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번 조정은 AI 수요 둔화보다 과매수·수급 쏠림  및 급등 이후 차익실현에서 발생한 변동성으로 판단한다"고도 그는 덧붙였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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