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공급 확대, LG는 외연 확장…엇갈린 ESS 공략법
LG엔솔, 전력망에 남아 장기적 수익
삼성SDI, 시장 지배력을 넓히는 방식
2026-07-14 11:38:11 2026-07-14 11:38:11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서로 다른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LG엔솔은 발전소 운영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반면, 삼성SDI는 배터리셀 공급을 앞세워 시장 확대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운영은 배터리를 판매한 이후에도 전력망에 남아 장기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이고, 공급은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해 시장 지배력을 넓히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두 회사의 접근법은 차이를 보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 전력망 ESS 제품. (사진=LG에너지솔루션)
 
14일 업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최근 '2026년 AI(인공지능) 활용 ESS 구축 지원 사업' 운영사업자로 VPP랩, LG에너지솔루션, 한전KDN, SK이터닉스, HD현대일렉트릭, 그리드위즈, 한국동서발전, 한국중부발전, 현대건설 등 9개 사업자를 선정했습니다. 
 
이번 사업은 재생에너지 발전이 집중되는 지역의 배전선로에 ESS를 구축하고, AI로 충·방전을 제어해 전력계통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처음 추진하는 사업입니다. 총 9개 사업자, 32개 배전선로가 선정됐으며, 선로당 출력 4MW·저장용량 20MWh 규모의 ESS가 구축됩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정부의 이번 호남 에너지 공급사업에 신한자산운용과 ‘햇빛배전망에너지’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모에 참여, 운영사업자로 선정됐습니다. 운영사 1곳이 확보할 수 있는 최대 물량인 7개 배전선로(140MWh), 전체의 22%를 확보했습니다. 배터리 공급은 물론 ESS 구축과 AI 기반 운영 전반을 맡습니다. 상업 운전은 2027년 시작되며, 운영 기간은 20년입니다. 이는 배터리 판매 매출에 의존하던 기존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발전량 예측과 충·방전 제어로 수익을 내는 VPP(가상발전소) 사업자로 자리매김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삼성SDI의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사진 왼쪽)와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사진=삼성SDI)
 
삼성SDI는 같은 사업에서 전체 9개 사업자 가운데 6곳이 삼성SDI 배터리를 채택하면서 셀 용량 기준 점유율 66%를 기록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각각 22%, 12%에 그쳤습니다. 물량으로 환산하면 삼성SDI 배터리가 적용된 규모는 약 420MWh 수준입니다. 삼성SDI는 이번 사업에 ESS 통합 솔루션 ‘SBB(삼성 배터리 박스) 1.5’를 공급합니다. 
 
삼성SDI가 이번 사업에서 절반을 웃도는 물량을 가져간 것은 개별 운영사업자들이 각자 배터리 공급사를 자율적으로 선택한 결과라는 점에서 눈에 띕니다. 컨소시엄 구성 단계에서부터 다수의 사업자가 삼성SDI 제품을 택했다는 것은, 각형 배터리의 안전성과 국내 ESS 중앙계약시장에서 쌓아온 공급 실적이 실제 발주 단계에서 선택 기준으로 작용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이번 사업은 오는 9월 예정된 제3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을 앞두고 국내 배터리 3사의 경쟁 구도를 가늠할 수 있는 사례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정부는 올해부터 5년간 국비 5586억원을 투입해 배전망 ESS를 확대할 계획이며, 오는 8월 2차 공모를 앞두고 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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