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홈플러스 중징계 코앞인데…MBK, 국민연금 낀 펀드로 공차 인수 검토
국민연금 2024년 신설 조항, MBK 중징계 확정 시 사정권
출자금 회수는 난망…해외 LP·일본 인수금융 우회 관측
2026-07-20 06:00:00 2026-07-20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7월 15일 14:1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홈플러스 사태로 책임론에 휩싸인 MBK파트너스가 글로벌 밀크티 브랜드 '공차' 인수전을 검토하면서 국민연금 출자금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위원회 확정 절차만 남겨둔 상황에서 MBK가 약 55억달러(원화 약 8조원) 규모 6호 글로벌 블라인드펀드를 앞세워 공차 일본 법인 중심의 인수를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MBK는 일본 오피스를 중심으로 몸값 2조원에 달하는 공차 인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투자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환경에 놓이자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공차 매장 (사진=공차코리아)
 
국민연금 얽힌 6호 펀드…2024년 신설된 '선정 취소' 조항 적용될까
 
문제는 해당 펀드에 국민연금 자금이 얽혀 있다는 점이다. 국민연금의 MBK 6호 블라인드펀드에 대한 약정 규모는 6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일부 캐피탈콜까지 진행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국민연금 자금이 이미 6호 펀드 포트폴리오 투자에 일부 집행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더 민감한 대목은 국민연금이 MBK에 해당 자금을 배정하기로 한 시점과 당시 공고문 문구다. 국민연금은 2024년 4월 국내사모투자 위탁운용사 선정 공고를 통해 MBK를 포함한 운용사 선정 절차에 들어갔다. 당시 공고문에는 "관련 법령 위반으로 운용사 사모투자 부문에 대해 감독기관의 조치예정 사전통지 등을 받은 경우 평가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으며, 선정 이후에도 선정을 취소할 수 있다"는 문구가 담겼다.
 
해당 조항은 과거 2022년, 2023년에도 없었던 문구로, 새롭게 추가된 내용이다. 기존에는 "사실과 다른 제안내용이나 고의적인 오류 등의 허위사실 기재시 평가대상에서 제외, 선정 이후에도 선정 취소함"이라고만 서술되어 있었으나, 2024년부터 새롭게 추가됐다.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금감원의 중징계 사전통보를 받은 MBK는 해당 조항의 사정권에 들어올 소지가 크다. 국민연금이 스스로 제재 운용사에 대한 평가 제외·선정 취소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에서, 같은 운용사의 6호 펀드가 공차 인수 실탄으로 활용될 경우 국민연금의 사후 통제 책임을 둘러싼 논란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국민연금 "절차대로"…약정·캐피탈콜 이뤄진 출자금 회수되긴 어려워
 
관련 업계에선 국민연금이 해당 조항을 근거로 MBK에 대한 추가 출자를 제한할 수는 있지만, 이미 약정 체결과 정관 서명, 일부 캐피탈콜까지 진행된 6호 펀드 출자금을 실제로 회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GP 선정 이후 펀드가 이미 결성되고, 자금 집행이 시작된 다음에는 펀드 계약과 해외 LP와의 권리 관계가 함께 얽히기 때문이다.
 
특히 6호 펀드는 국민연금뿐 아니라 글로벌 연기금·국부펀드 등 다수 LP가 참여한 블라인드펀드인 만큼, 국민연금이 단독으로 개별 투자 집행을 중단시키거나 출자금을 회수하는 데에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국민연금 출자금이 포함된 펀드가 공차 인수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홈플러스 회생 무산 이후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MBK의 운용 책임과 국민연금의 위탁운용사 관리 책임을 동시에 문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9일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국회에서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의 만나 회수 가능 금액이 최대 1조2000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내용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은 현재까지 MBK에 투자한 자금은 총 2조2000억원 규모이며, 금감원 제재가 확정되고 다른 LP들의 동의를 얻는다면 약 1조2000억원도 추가 회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MBK가 같은 6호 펀드를 활용해 신규 해외 딜에 나서는 것은 국민연금 입장에서도 설명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민연금 관계자는 <IB토마토> "특정 펀드와 관련한 사안에 대해선 답변이 힘들다"면서도 "GP 선정 공고에 기재된 내용에 따라 절차대로 시행 중"이라고 말했다.
 
해외 LP·일본 금융권 카드…공차 딜 실행력 보강 나서는 MBK
 
관련 업계에선 MBK가 공차 인수를 밀어붙일 경우, 현실적인 자금 조달은 국내가 아닌 해외 LP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뒤따른다. 국민연금 출자금 논란과 금감원 중징계 리스크가 국내에서 커진 상황에서 MBK는 6호 글로벌 블라인드펀드 내 해외 투자자들을 상대로 캐피탈콜을 집중해 인수 실탄을 마련할 것이란 시각이다.
 
MBK 6호 펀드엔 국민연금도 주요 LP로 참여했지만, 펀드 출자자 대부분은 북미·유럽 연기금과 중동·아시아 국부펀드 등 해외 기관투자자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6호 펀드 내 해외 LP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만큼, 국민연금이 공차 인수와 관련한 추가 캐피탈콜에 부담을 느끼거나 딜 무산 가능성을 고려해 MBK가 해외 LP 자금을 중심으로 거래를 추진할 것으로 내다본다. 
 
결국 MBK 입장에서는 국내 LP 논란을 정면으로 돌파하기보다, 해외 LP와 일본 현지 인수금융을 적극 활용할 전망이다. 공차 인수전이 일본 법인 성장성을 중심으로 검토되고 있는 만큼, 일본 오피스와 현지 금융기관을 앞세우면 국내 규제·여론 부담과 일정 부분 거리를 둘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렸다는 평가다.
 
다만 이 같은 방식도 리스크가 없지는 않다. 국내 금융당국 제재가 해외 LP에 직접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MBK의 평판 리스크나 운용사 제재 가능성은 글로벌 LP와 매도자, 대주단 모두가 들여다볼 수밖에 없는 변수기 때문이다. 특히 공차 매각가가 2조원 안팎까지 거론되는 대형 딜인만큼, 매도자 측은 가격뿐 아니라 클로징 리스크를 함께 따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시장에서 거론되는 공동투자 카드도 이 같은 실행 리스크를 보완하기 위한 장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MBK가 국내 중견 PEF 또는 전략적투자자(FI)와 컨소시엄을 검토하는 것은 단순히 자금 부담을 나누기 위한 목적만은 아니라, 홈플러스 사태 이후 국내 B2C 브랜드를 단독으로 운영하는 데 따른 부담을 줄이고 매도자와 대주단에 국내 사업 운영 안정성을 보여주려는 포석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사모펀드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MBK 같은 초대형 사모펀드는 의사결정이 빠르고 딜 확실성을 높이기 위해 보유한 펀드 자금으로 단독 인수하는 것을 선호한다"며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은 다른 목적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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