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던 김용범 결국 물러났다
후임에 김정관·주병기 등 거론…'실행력' 갖춘 관료 초점
레버리지 ETF 여파 결정적…이억원·이찬진 '경질' 요구도
2026-09-01 17:15:23 2026-09-01 17:15:23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이재명정부의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은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스스로 물러났습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야기한 증시 변동성과 부동산 정책에 따른 전월세·집값 상승 등 잇따른 정책 참사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습니다. 정부의 정책 지휘봉을 쥔 지 15개월 만입니다. 정책 실기의 여파로 지지율이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국정 동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더 이상 '경질론'에서 버티지 못한 겁니다. 청와대는 정책 공백없이 후임 인선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입니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고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개각 발표 이틀만…청와대 첫 실장급 '교체' 
 
이재명 대통령은 1일 김 실장에 대한 사직서를 수리했습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실장이 어제 사의를 표명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6개 부처 장관 및 청와대 참모 등 2기 개각을 단행한 바 있는데요. 2기 개각 명단에 김 실장의 이름이 오르지 않으면서, 야당에서는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김 실장에 대한 '경질'이 최우선이라고 압박했습니다. 김 실장은 결국 개각 발표 다음 날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청와대 정책실장의 교체는 이재명정부 출범 후 첫 실장급 교체에 해당합니다. 정부 출범 15개월 만입니다. 이미 2기 개각에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국토교통부 장관 등 '경제 라인'을 교체한 연장선이기도 합니다. 
 
다만 경제 라인 교체가 정부 정책기조의 변화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참모진의 평균 재임 기간은 1년 2개월에서 1년 6개월 사이"라며 "정책 집행에 있어서 원활한 동력을 제공하기 위해 일종의 참모진 변화가 이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사실상 정책 실패 '경질'…"후임 인선 속도"
 
김 실장에 대한 교체가 '자진 사의'라는 탈을 쓰고 있지만 사실상 여론 악화에 따른 경질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여당 내에서도 김 실장에 대한 경질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최근 대통령 지지율은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데요. 그 배경에는 '정책 실패'가 자리 잡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특히 김 실장은 이재명정부 1기 정책을 총괄한 인물로 대미 통상 협상과 3대 메가프로젝트 등을 주도했습니다. 집권 초 미국발 관세 충격에서 벗어났으며, 주식시장 활성화에도 공을 세웠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하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사태와 관련해서 경질론이 거세지기 시작했습니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코스피의 급격한 상승 국면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에 사실상 앞장섰습니다. 하지만 레버리지 ETF가 주식시장에 최악의 변동성을 야기하며 '롤러코스터' 한국 증시를 만들었고, 정부는 땜질식 보완책을 마련했습니다. 때문에 이른바 ETF 3인방인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경질하라는 요구가 나옵니다.
 
부동산 정책도 결정적이었습니다. 정부는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등을 통해 수요 억제책을 잇달아 내놨습니다. 하지만 수요 억제는 오히려 전·월세 인상이라는 역효과를 야기했습니다. 이에 뒤늦게 "닥치고 공급"이라는 선언을 했지만 실질적 공급은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초과 세수를 통한 '국민배당금' 도입이라는 제안을 내놨지만 반도체 세수를 포퓰리즘으로 활용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도 "김 실장의 개인적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김 실장의 마지막 임무였던 세제개편안은 정책 혼선의 정점이었습니다. 이른바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기존 ISA의 혜택을 대폭 축소했고, 주가 누르기 방지법안은 오히려 주가 하락 방치를 유도할 수 있다는 비판의 대상이 됐습니다. 이에 야당에서는 "졸속 정책"이라는 비판을 내놨습니다.
 
한편 청와대는 "이번 인적 개편은 2기 경제정책 라인의 활성화와 (정책)가속화를 위한 조치인만큼 국정 수행에 차질이 없도록 후속 인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차기 정책실장 후보군으로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이억원 금융위원장 등 현 경제 관료군이 거론됩니다. 여기에 이호승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 윤창렬 전 국무조정실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는데요. 이미 차관 출신의 승진 인사를 단행하며 '실행력'에 방점을 찍은 만큼 관료 출신에 대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집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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