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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윤상록 기자] 코스닥 상장사
오디텍(080520)과
KX(122450)가 실적 부진 속에서도 벤처캐피탈(VC)
TS인베스트먼트(246690)(이하 TS인베스트)의 45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단순 투자라기보다는 TS인베스트와 장기간 구축해 온 전략적 동맹 관계를 유지키 위해 곳간을 연 것으로 풀이된다. TS인베스트 역시 신규 펀드 결성을 추진 중이어서 상호 협력관계는 한층 다져지는 분위기다.
(사진=TS인베스트먼트)
오디텍·KX, TS인베스트 유상증자 참여 결정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TS인베스트는 최근 45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오디텍, KX가 각각 15억원, 3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납입일은 오는 26일이다.
TS인베스트는 조달 예정 자금을 올해부터 2027년까지 3년간 매년 15억원씩 펀드 출자금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TS인베스트 측은 이번 유증을 통해 투자 실탄을 확보할 수 있고, KX와 오디텍은 향후 TS인베스트가 긍정적인 투자 성과를 거둘 경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다.
오디텍은 반도체제조공정(FAB)을 바탕으로 비메모리반도체 칩과 센서, 센서모듈, 시스템의 수직계열화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올해 1~9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한 281억원,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한 24억원을 기록했다.
KX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올해 1~9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7% 감소한 2537억원, 영업이익은 33.9% 줄어 37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순이익은 305억원으로 같은 기간 74.1%나 급감하며 수익성에 빨간 불이 켜졌다.
이런 상황에서 두 회사가 수십억원의 현금을 TS인베스트에 태운 데는 '이익 공동체' 인식이 깔려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특히 오디텍은 부채비율 6.0%로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어 당장의 재무건전성 보다는 우량 VC와의 파트너십 유지가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TS인베스트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번 유상증자는 준비 중인 펀드 결성을 원활히 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오디텍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긴밀한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상호 출자로 다진 협력관계…사업 시너지 포석도
사실 이번 투자는 보은적 성격이 강하다. 2021년 오디텍이 80억원 규모의 1회차 전환사채(CB)를 발행하며 자금 조달에 나섰을 때, 가장 큰 힘을 실어준 곳이 바로 TS인베스트였다.
당시 TS인베스트는 ▲티에스인베스트홀딩스(20억원) ▲티에스 2020-13 M&A 성장조합(20억원) ▲고유계정(10억원) 등을 통해 총 50억원을 베팅했다. 오디텍 입장에서는 어려울 때 자금줄이 되어준 TS인베스트가 출자를 요청하자 외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금융투자 업계 중론이다.
이 외에도 오디텍과 TS인베스트는 상호 출자를 통해 돈독한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 오디텍은 TS인베스트가 상장한 이후인 2017년 TS인베스트의 1회차 CB에 10억원 투자를 했다. 오디텍은 TS인베스트가 결성한 '티에스2015-8 호남충청투자조합', '테이스 트리&스타 1호 투자조합', '티에스 14호 뉴딜 혁신성장 투자조합', '티에스 15호 스케일업 투자조합' 등에도 출자자(LP)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를 넘어, 사업 시너지를 위한 포석으로도 해석된다.
오디텍은 기존 반도체 센서 사업 외에 방산, 바이오 헬스케어, 로봇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KX 역시 방송 송출 사업을 넘어 골프 레저(신라레저, 파주CC)와 반도체 소재(케이엑스하이텍) 등으로 영역을 확장 중이다.
이들 분야는 신규 기술 기업 발굴이나 인수합병(M&A)이 필수다. 실제로 TS인베스트는 VC업계서 M&A명가로 통한다. 지난해 1020억원 규모의 티에스 M&A 성장조합을 비롯해 미래창조티에스M&A7호투자조합, 티에스2015-9성장전략M&A투자조합, 티에스2018-12M&A투자조합 등을 운용 중이다. 당장의 재무 건전성 보다 유망 스타트업 정보를 보유하고 딜 소싱 능력을 갖춘 VC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데 무게 중심을 뒀다는 평가다.
<IB토마토>는 오디텍·KX 측에 TS인베스트 유상증자 참여 배경 질의를 위해 전화 연결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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