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한국산 전기차의 수출경쟁력이 중국에 추월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의 세계 전기차 수출 점유율은 6년 새 절반 가까이 줄었고, 수출 비교우위 지표에서도 중국에 밀렸습니다. 중국산 전기차의 공세가 이어질 경우 2030년에는 한국 전기차 수출액 가운데 약 2조2000억원이 경쟁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4일 발표한 ‘한국 전기차 수출 및 경쟁력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세계 신차 판매 중 전기차 비중이 2019년 2.6%에서 지난해 25.0%로 약 10배 확대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올해는 이 비중이 29.0%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산 전기차의 국내외 시장 점유율은 동반 하락했습니다. 국내 순수전기차 시장에서 국산차 점유율은 2019년 73.7%에서 지난해 57.0%로 16.7%포인트 떨어졌습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세계 전기차 수출시장 점유율도 8.9%에서 4.6%로 4.3%포인트 하락했습니다.
특히 한국의 전기차 수출 점유율은 2023년 8.1%에서 2024년 6.2%, 지난해 4.6%로 2년 연속 감소했습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한국의 수출시장 입지는 오히려 좁아진 셈입니다. 수출경쟁력을 나타내는 지표에서도 중국과 한국의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한경협이 유엔 상품무역통계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한국 전기차의 현시비교우위지수(RCA)는 2019년 3.02에서 지난해 1.48로 하락했습니다. 특히 2023년 2.92에서 2년 만에 절반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반면 중국의 전기차 RCA는 2019년 0.19에서 지난해 1.49로 상승하며 한국을 근소하게 앞질렀습니다. RCA는 특정 품목이 자국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세계 수출에서 해당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과 비교한 지표로, 1보다 크면 수출 비교우위가 있는 것으로 해석합니다. 수출입 구조를 나타내는 무역특화지수(TSI)에서도 격차가 벌어졌습니다. 중국의 전기차 TSI는 2019년 -0.57에서 지난해 0.97로 상승했습니다. 중국이 전기차 수입 중심 국가에서 수출 중심 국가로 전환했다는 의미입니다.
반면 한국의 전기차 TSI는 2023년 0.70에서 지난해 0.50으로 하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비전기차 분야의 TSI는 0.63에서 0.71로 상승해 대조를 이뤘습니다. 한국이 내연기관차 등 기존 자동차 분야에서는 수출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전기차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약화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한경협은 중국의 전기차 수출 점유율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2030년 한국 전기차 수출액 가운데 약 2조2000억원이 경쟁 위험에 노출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한국 전기차 수출액의 14.7%에 해당합니다.
다만 해당 수치는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중국의 세계 전기차 수출 점유율 상승 추세가 2030년까지 이어진다는 가정에 따른 추정치로, 실제 수출 감소액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분석 역시 국내 생산 차량의 수출경쟁력을 살펴본 것으로, 해외 생산과 판매를 포함한 국내 완성차업체의 글로벌 경쟁력 전반을 평가한 것은 아닙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본부장은 “중국 전기차 산업은 자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에 힘입어 미래 자동차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고 있다”며 “국내 전기차 생산 기반의 확대를 위해 국내생산세액공제 등의 정책 지원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