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앞둔 이재용·최태원…현장 누비며 AI 미래 구상
이재용, 반도체·로봇·에너지 현장 점검
최태원, AI 동맹 확대·미래 인재 강조
2026-11-04 15:18:28 ㅣ 2026-11-04 15:37:57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연말을 앞두고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과 SK(034730)그룹 최태원 회장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일본 반도체 패키징 연구 거점부터 국내 로봇 사업장, 중동 발전소 건설 현장까지 잇달아 방문하며 주요 사업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최 회장 역시 반도체 투자와 글로벌 인공지능(AI) 기업과의 협력을 챙기며, AI 시대 기업의 역할과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AI 산업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대외 불확실성도 커지는 가운데,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다지고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4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최근 반도체와 로봇, 에너지 분야의 국내외 사업장을 잇달아 방문하며 주요 사업의 경쟁력과 신사업 추진 상황을 직접 점검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 행선지는 일본이었습니다. 이 회장은 지난 1일 요코하마의 첨단 패키징 연구 거점인 ‘어드밴스트 패키지 랩(APL)’을 찾아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 개발 현황을 살폈습니다. 지난해 문을 연 APL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과 일본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의 기술력을 연결하는 연구 거점입니다. AI 반도체의 성능을 좌우하는 첨단 패키징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이 회장이 현장을 찾아 차세대 기술 개발과 후공정 경쟁력 확보에 힘을 실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지난달 27일에는 서울 우면동 삼성전자 연구개발(R&D) 캠퍼스의 로보틱스경험(RX)사업추진실을 방문해 로봇 개발 현황을 점검했습니다. 내년 1월 CES 2027에서 자체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선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 회장이 로봇 개발 상황을 살핀 것으로 해석됩니다. 지난달 21일에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알다프라(Al Dhafra) 가스화력발전소 건설 현장을 찾아 중동 사업 확대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삼성은 UAE에서 원전과 발전소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AI 데이터센터와 에너지 인프라 분야 등으로 협력 범위 확대를 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과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UAE 경제협력 행사 등에 참석하며 대외 협력에 주력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연말 인사와 내년도 사업 계획 수립을 앞두고 주요 사업의 경쟁력과 미래성장동력을 직접 챙기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 회장은 글로벌 AI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반도체 생산 기반 확충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최 회장은 지난 1일 방한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회동했습니다.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과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 기존 협력 사업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회동에는 SK하이닉스(000660)와 SK텔레콤 주요 임원들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달 9일에는 호남 반도체 팹 예정지를 찾아 생산능력 확충을 위한 투자 계획을 점검했습니다. AI 시대 기업의 역할과 인재 중요성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최 회장은 오는 5일 서울대학교에서 ‘AI 시대 시장경제의 변화와 기업이 요구하는 미래 인재상’을 주제로 강연할 예정입니다. 앞서 지난달 12~16일 방송된 EBS ‘위대한 수업’에서도 AI가 가져올 경제·산업의 변화와 기업의 역할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재계에서는 최근 총수들의 움직임을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행보로 보고 있습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AI 산업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대외 변수도 많아지는 상황에서 주요 사업을 점검하고 미래성장동력을 찾는 것은 총수들의 일상적인 경영활동”이라며 “최근 행보 역시 이러한 경영환경의 변화와 맞닿아 있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룹을 대표하는 총수의 행보는 단순한 대외 이미지 제고나 경영활동을 넘어 기업이 어떤 사업에 무게를 두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라며 “총수들이 직접 찾는 현장과 만나는 인물들을 통해 각 그룹의 미래 사업 전략과 경영의 우선순위를 가늠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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