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주요 메모리 업체들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첨단 D램 생산에 집중하면서 대만 메모리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습니다. 고부가 제품으로 생산능력이 이동하면서 DDR4 등 구형 D램 공급이 줄고 가격이 급등한 영향입니다. 대만 업체들의 3분기 매출총이익률이 70~80%대까지 오른 가운데, 이들은 구형 D램 공급을 유지하면서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3세대 10나노급(1z) 8기가비트(Gb) DDR4 D램. (사진=삼성전자)
4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윈본드는 올해 3분기 매출 823억3100만대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78.2% 증가한 규모입니다. 매출총이익률은 70.6%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4%포인트(p) 상승했습니다. 윈본드는 DDR4·LPDDR(저전력 D램)4 판매 호조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윈본드는 내년에도 DDR4와 LPDDR4를 주력 제품으로 공급할 계획입니다. 천페이밍 윈본드 총경리는 실적설명회(컨퍼런스콜)에서 업계 전반적으로 2027년 메모리 수급이 올해보다 더 빠듯해지고, 2028년에도 공급 부족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대만 난야테크놀로지 역시 올해 3분기 매출총이익률 85.7%를 기록했습니다. 이페이잉 난야 총재는 컨퍼런스콜에서 “DDR5 비중은 약 1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DDR4와 저전력 DDR4를 합치면 전체 제품의 60% 이상을 차지한다”고 말했습니다. 난야는 DDR5 비중을 40%까지 높일 수 있지만, DDR4 수요가 강해 당장 생산구조를 크게 바꿀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업체들이 고부가 제품에 집중하면서 발생한 공급 공백을 대만 업체들이 파고든 결과로 풀이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DR4 생산을 줄이고 HBM과 DDR5 등에 생산능력을 집중하고 있으며, 마이크론도 DDR4·LPDDR4 생산라인을 재배치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마이크론의 전체 D램 생산량에서 DDR4 비중이 약 7%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공급 부족은 장기계약 확대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난야는 장기공급계약 적용 비중이 약 50~70%에 달하며, 일부 고객은 공급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3개월짜리 계약을 3년 이상으로 연장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만 업체들은 생산능력 확대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난야는 2027년 1분기 신규 공장(팹)에 장비를 반입하고 하반기부터 웨이퍼 생산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윈본드도 기존 생산라인의 16나노 공정 생산을 내년 하반기 확대하는 한편 가오슝 신규 생산라인 증설에 나섭니다. 다만 신규 팹에서 메모리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기까지 약 수년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공급난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메모리 기업들은 기술 격차를 바탕으로 고부가 제품에 생산 역량을 집중해 수익성을 키우고 있다”며 “DDR4도 함께 생산 중이지만,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을 수밖에 없어 다른 업체들이 시장 점유율을 키워갈 가능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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